4강을 포기할 단계는 아직 아니다. 그런데, 다른 팀들보다 떨어지는 전력으로 그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두라고 하면 안된다. 그렇다면 빨리 결론을 내려야 한다. LG 트윈스의 외국인 타자 조쉬 벨의 향후 행보에 관한 얘기다.
LG 양상문 감독은 26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조쉬 벨을 2군으로 내려보냈다. 조쉬 벨이 부진한 것은 누구나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갑작스럽게 2군행을 통보받을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래도 큰 타구 한방을 때릴 수 있는 힘을 갖춘 외국인 타자다. 홈런 10개를 때려냈다. 또, 준수한 3루 수비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양 감독은 단호한 선택을 했다. 그리고 "언제 다시 1군에 올라올거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 변화구 대처에 대한 훈련이 완벽히 돼야 불러올릴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양 감독은 훈련량 부족, 변화구 대처 능력 등을 이유로 들며 조쉬 벨의 2군행을 설명했다. "퇴출 수순인가"라는 질문에 "그 과정은 아니다. 훈련 상황을 지켜보고 콜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양 감독의 말 중 가장 중요한 대목이 있었다. 바로 조쉬 벨의 태도다. 양 감독은 "방망이가 안맞으면, 특타를 요청하든가 연습량을 늘리는 등의 적극적인 모습이 필요하다. 하지만 조쉬 벨은 그런 모습이 전혀 없다. 열심히 하는 선수가 실력 발휘를 하지 못한다면 그건 조금 더 낫다. 하지만 열심히도 안하는 선수가 타석에서 허무하게 헛스윙을 연발하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면 주전으로 나서지 못하는 동료들은 어떤 생각을 하겠는가"라고 말했다. 양 감독은 "조쉬 벨의 3루 자리에 김용의를 투입할 것이다. 발빠른 선수가 있어줘야 팀에 활력이 넘친다"고 말했다.
여기부터는 구단의 몫이다. 현장에서 구단에 "이렇게, 저렇게 해달라"라고 대놓고 요청하기 힘든 부분들이 많다. 양 감독은 구단과 선수단에 확실한 메시지를 줬다. 내성적이고 소심한 조쉬 벨이 갑작스럽게 양 감독이 원하는대로 변할지는 미지수. 조쉬 벨이 정말 엄청난 대변신을 하지 않는 한, 양 감독은 조쉬 벨을 다시 쓰지 않을 확률이 매우 높다. 쉽게 다시 1군에 불러 올릴 것이면 이렇게 내리지도 않았다.
그렇다면 결단을 내려야 한다. LG의 현 상황에서 당장 '4강에 가겠다'라는 식으로 접근하면 힘들다. LG는 5위 두산 베어스와 7경기 차이다. 일단 이 중위권 진입을 노린 후 시즌 막판 총력전을 펴야하는 모양새다. 7경기라고 친다면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승차다. 언제까지 조쉬 벨의 기량 향상을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다. 어떻게라도 최상의 전력을 짜내 한 경기라도 더 이겨야 이번 시즌 희망을 품어볼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가장 좋은 수는 외국인 타자의 빠른 교체다. 어쨌든, 외국인 선수는 우리 선수들보다 타격 기량이 뛰어나다는 전제 조건으로 뽑아온다. 시간을 앞당길수록, 그 선수가 팀 타선의 중심을 잡아줄 경기수가 늘어난다. 가장 첫 번째는 4번 자리를 채워줄 거포다. 정 안되면 외야 수비가 가능한 중장거리포도 LG 현실에 괜찮다. 한화 이글스의 피에 같은 스타일이다.
LG는 현재 미국 현지에서 대체 선수 물색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 끌 일이 아니다. 최근 타선의 부진으로 아쉽게 내주는 경기가 늘어나는 것을 보면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다. 실력 좋은 선수가 눈에 띄면, 곧바로 영입에 나서야 한다. 리즈와의 계약이 틀어지며 남은 실탄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현재 리그에서 뛰고 있는 테임즈(NC) 칸투(두산) 등은 상대적으로 이름값이 높아 몸값이 비싼 선수들로 분류되는데, 확실히 야구를 잘한다. 여기에 시즌 중반에 오는 대체 선수들은 금액 측면에서 마음을 끌지 못하면 한국에 데려오는 과정이 더욱 어려워진다. 보통 이상의 실력을 갖춘 선수들이라면 호시탐탐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 진입을 노리기 때문이다.
만약, 새 외국인 타자 영입이 여의치 않으면 현장에 확실히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 필요하다. 외국인 타자를 쓰지 않는다고 해서, 현장을 압박하지 말고 감독이 국내 선수들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 안그래도 리빌딩 작업이 필요한 LG다. 하지만 현장에 성적 압박을 조금이라도 가한다면 리빌딩 작업은 수월하게 진행될 수 없다. 리빌딩은 감독, 코치들만 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구단 고위층의 의지가 꼭 필요한 작업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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