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스리백의 시대다.
29일 오전 1시(한국시각) 브라질 벨루오리존치 에스타디오 미네이랑에서 열린 브라질과 칠레의 16강전. 칠레는 스리백을 왜, 그리고 어떻게 운영하는지 완벽한 모범사례를 보여줬다. 아쉽게 탈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칠레의 경기력에 전세계가 찬사를 보내는 이유다.
이번 브라질월드컵 전술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바로 스리백의 부활이다. 양쪽 윙백들까지 포함해 파이브백으로 전환되는 스리백은, 포백 시대의 끝을 알리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칠레, 네덜란드, 멕시코, 코스타리카 등이 스리백으로 재미를 봤다. 이번 대회에서 킥오프시 스리백과 포백이 맞대결을 펼친 10경기에서 스리백은 8승 2무의 놀라운 성적을 거두며 향후 전세계적인 유행을 예고했다.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스리백은 과거와 그 성질이 다르다. 공간의 중요성이 강조되며 구시대의 유물로 평가받던 스리백은 이번 대회에서 역으로 공간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중용되기 시작했다. 공격의 변화 때문이다. 과거 측면 공격수는 돌파 후 크로스를 올리는데 집중했다. 움직임이 터치라인 쪽으로 제한됐다. 하지만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 변종 윙어들이 득세하며 측면에서 중앙으로 이동하는 것이 보편화됐다. 이를 막기 위해 포백 보다 파이브백으로 변형되는 스리백이 각광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공격형태 역시 커트인이 강세를 보이며 페널티박스 안을 사수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칠레는 과감한 압박으로 브라질을 밀어붙였지만, 한시도 페널티박스 안을 비워두지 않았다. 스리백이 모두 이 지역을 철저히 지켰다. 페널티박스 안을 효율적으로 지킬 수 있는 수비수가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개리 메델은 과거같으면 스리백의 한축을 담당할 수 없는 신체조건을 가졌지만, 상대의 공격을 예측하고 공간을 지키는 영리함으로 칠레의 수비를 이끌었다. 페널티박스에 안정감을 더하자 과감한 공격이 가능해졌다. 오히려 과거보다 공격숫자를 더욱 늘릴 수 있게 됐다. 칠레는 스리백을 제외한 7명이 수시로 공격에 가담하며 브라질을 밀어붙였다. 좌우 측면 공격은 풀백이 맡았으며, 산체스와 바르가스는 측면으로 벌리기 보다는 중앙으로 이동해 상대를 괴롭혔다.
축구는 분명 진화하고 있다. 20년을 넘게 지배했던 포백의 시대 대신 더욱 세련된 스리백이 브라질월드컵을 화려하게 수놓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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