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수원한미대학펜싱선수권 여자플뢰레 4강전, '대구대 쌍둥이 펜서' 김은이-김은아가 격돌했다.
경북 선산여중 1학년 때 나란히 검을 잡았다. 스승의 권유로 언니 은이는 오른손, 동생 은아는 왼손펜서가 됐다. 이후 선산여고-대구대까지 10년간 쌍둥이 자매는 한길을 걸어왔다.
대구대 4학년으로 나서는 마지막 한미대학펜싱선수권 4강전에서 운명처럼 서로를 마주했다. 한치 양보없는 일전이었다. 7-7, 8-8, 9-9, 10-10… 박빙의 시소게임을 이어갔다. 10-10 동점에서 1분간 휴식을 취했다. 땀이 비오듯 흘러내렸다. 땀에 흠뻑 젖은 서로를 바라보며 환하게 미소 지었다.
다시 진검승부가 시작됐다. 동생 은아가 작심한듯 3포인트를 잇달아 따냈다. 언니 은이도 포기하지 않았다. 또다시 2포인트를 쫓아갔다. 13-12, 쌍둥이들의 팽팽한 경기를 지켜보던 이들이 환호했다. 결국 15대 12, 동생 김은아가 결승에 진출했다.
6월 회장배 펜싱대회 8강 때는 언니 김은이가 1포인트차로 승리했었다. 한달만의 리턴매치에서 동생 김은아가 복수혈전에 성공했다. 김은이는 "은아가 이를 꽉 악물었더라고요"라며 웃었다. 치열한 승부 후 동생 은아는 미안한 듯 언니의 손부터 꼭 잡았다. 자매는 점수판 앞에서 환히 웃으며 포즈를 취했다. 승부는 승부일 뿐, 경기를 진심으로 즐겼다. 펜싱을 놀이삼아, 직업삼아 함께 성장해온 자매애는 돈독했다.
동생 은아는 "내가 이기면 내가 이겨서 좋고, 언니가 이기면 언니가 이겨서 좋다"고 했다. 언니 은이가 기다렸다는 듯 맞장구쳤다. "저도 똑같아요. 동생이 이기면 어차피 가족이 이긴 거니까, 그리고 실력이 는 거니까 제가 이긴 것처럼, 똑같이 기분 좋죠."
'그래도 본인이 이기는 게 솔직히 더 좋지 않냐'는 짓궂은 질문에 유쾌한 쌍둥이 펜서들이 한목소리로 답했다. "아무래도 그건 그렇죠."라며 까르르 웃었다.
이들이 바라보는 곳도, 꿈도, 똑같다. "졸업 후 실업팀에서 자리잡는 것, 그리고 함께 대표팀에 뽑혀서, 아시안게임, 올림픽 단체전에서 우리 둘이 함께 뛰어보는 것이 꿈이에요."
수원=전영지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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