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표면적으로는 만도를 통해 더 이상 한라에 대한 무분별한 지원을 막고, 만도의 경쟁력 강화, 그룹 투명성을 제고하는 조치다.
Advertisement
지주사 전환 반발 일자, 향후 자금지원 않겠다고 약속
Advertisement
그 당시 알짜기업인 만도를 떼어내서 지주사를 만든다는 계획에 만도 주가는 곤두박질치고 대신 한라 주가가 올랐다.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만도의 현금자산 5000억원 중 4500억원을 한라홀딩스가 가져가고 부채는 2조2000억원 중 1조8000억원을 만도가 떠안는다. 만도의 알짜 계열사인 한라마이스터·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 등도 한라홀딩스 밑으로 들어간다. 한라홀딩스는 만도의 핵심 자산을 빼가는 셈이다.
Advertisement
반면 만도는 지난해 5조630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수년간 영업이익이 3000억원대를 안정적으로 기록하고 있다. 한라가 유동성 위기를 겪자 만도는 두 차례에 걸쳐 자회사인 한라마이스터를 통한 한라 유상증자에 참여, 3600억원의 자금을 지원했다. 마이스터의 증자에 만도 자금이 들어가고, 이 자금이 한라건설의 증자에 사용됐다. 한라→만도→한라마이스터의 지배구조는 한라→만도→마이스터→한라의 순환출자 구조로 변경됐다.
지주사 설립에도 반대 의견이 들끓자 한라그룹은 주주총회를 앞두고 정관변경을 했다. 향후 한라홀딩스가 한라 증자에 참여하거나 자산을 매입해 자금을 지원할 경우에는 주주총회의 특별결의를 받게 했다. 주주총회 특별결의는 정관 변경, 회사 해산, 합병 등 주요사안에만 받는다. 앞으로 한라에 자금지원을 않겠다는 뜻이다. 정관 변경 덕분에 반대 분위기가 강했던 주주들의 마음도 기업분할 찬성으로 돌아섰다.
한라그룹 관계자는 "만도는 우량기업이다. 지주회사 도입을 통해 부실 계열사에 대한 지원 등을 차단해 시장의 저평가를 극복하겠다"면서 "만도의 영업이익이 향후 꾸준히 증가해 현금창출이 이뤄져 충분한 유동성이 확보되면 지주사 전환에도 아무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만도의 기업분할은 9월 1일 기준, 새로운 사업회사 만도는 10월 6일 거래소에 재상장된다. 만도 주식은 8월 28일부터 10월 5일까지 거래정지된다.
지주사 전환은 정몽원 회장 그룹 장악력 강화 위한 편법?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이 한라에 계열사를 동원할 때마다 말이 나오는 이유는 지분율 때문이다. 정 회장의 한라 지분은 23.58%지만 만도 지분은 7.71%다. 정 회장 입장에서 개인 지분이 쏠려 있는 한라는 결코 놓을 수 없는 카드다.
한라에 대한 지원책이 나올 때마다 정 회장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같은 분위기를 알기에 한라그룹은 지주사 정관 변경을 하면서까지 아예 차단막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인적분할에 의한 한라홀딩스의 정 회장 지분율은 7.71%다. 현재로선 한라홀딩스와 한라가 향후 합병해 정 회장이 한라홀딩스를 통해 만도까지 지배하는 구조를 만들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앞선다.
또 정 회장이 한라 지분을 한라홀딩스에 현물 출자해 지주사에 대한 지배력을 더 확보하고 한라홀딩스의 보유현금으로 한라 자사주를 매입하는 방안도 나온다. 이렇게 되면 한라홀딩스의 영향력이 만도와 한라에 같이 미친다.
한라그룹은 이번 지주사 전환이 만도의 기업 전문성과 글로벌 성장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라고 주장하지만 오너일가의 그룹내 장악력 강화를 위한 편법이라는 시선을 완전히 거두진 못하고 있다.
한라그룹은 향후 한라홀딩스와 한라의 합병에 대해선 "합병은 없다"고 공식적으로 못 박고 있지만 합병의 가장 큰 수혜자가 한라 대주주인 정몽원 회장이어서 약속 이행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
정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한라 지분의 활용도 관심거리다. 한라그룹 관계자는 "회장님의 한라 지분 활용처는 아직 정해진 바 없지만 현재로선 쓰실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합병을 하지 않는다고 가정할 때 한라홀딩스 지분을 안정선인 15% 이상으로 늘릴 방안이 뚜렷하지 않다. 현 상태로는 정 회장의 그룹 지배력이 약화될 수 있다. 변동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라홀딩스와 만도는 10월 6일에 변경 상장, 재상장되는데 주가 흐름도 변수 중 하나다. 주가 활용을 통해 오너들은 지분관리를 하곤 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