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소닉붐을 두고 2014~2015시즌 남자농구의 우승 후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이렇다할 토종 선수 보강이 없었다. 변화를 준 건 외국인 선수 두 명이었다. 마커스 루이스와 찰스 로드를 영입했다. 루이스는 농구 지능이 뛰어난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골밑에서 버텨줄 수 있는 힘과 기술을 갖고 있다. 친정으로 돌아온 로드는 탄력과 스피드가 좋다.
그런 KT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쇼크를 받았다. 대표팀에서 복귀한 슈터 조성민의 무릎이 고장났다. 수술을 받고 최소 2달 이상을 쉬어야 했다. 코트에서 경기를 뛰려면 3개월 정도 걸릴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KT 포인트 가드 전태풍은 "조성민이 못 뛴다는 얘기를 듣고 밥맛이 사라졌다"고 할 정도였다. 그 정도로 개막을 앞둔 KT 선수들에게 조성민의 무릎 수술은 큰 충격을 던져주었다. 팀 분위기가 갑자기 얼어붙었다. 이때 팀의 최고참 송영진이 나섰다. 그는 선수들을 불러 놓고 조성민이 올때까지 우리끼리 버텨내야 한다고 다독였다.
KT는 11일 홈 개막전에서 KGC를 87대68로 대파했다. 모두의 예상을 깨트리는 결과였다. KGC는 강병현 박찬희 리온 윌리엄스 등 선수 구성면에서 KT에 앞섰다. 조성민까지 빠진 KT는 이름값에서 비교가 안 됐다. 그런데 KT 선수들은 위기에서 오히려 자신의 역량을 맘껏 발휘했다. 지난 시즌 중반 오리온스에서 KT로 이적한 전태풍은 자신의 최고 전성기였던 KCC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20득점 6어시스트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전창진 감독은 "전태풍이 역시 해냈다. 전태풍을 잘 데려왔다는 얘기를 듣고 싶다. 전태풍이 비시즌에 정말 달라졌다"고 말했다. 전태풍은 슈팅할 때 자세를 완전히 바꿨다고 했다. 스스로 '리빌딩'이라고 표현했다. 로드와 루이스는 총 29득점 13리바운드를 합작했다. 오용준이 9득점, 김현수가 8득점, 윤여권이 6득점, 송영진과 이광재가 5득점씩을 해주었다.
KT는 지난 시즌 조성민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았다. 조성민의 3점슛이 터지지 않으면 팀이 힘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KT는 외곽이 아닌 골밑에서 싸움을 시작하고 있다. 외곽과 골밑의 공격 밸런스를 맞추겠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단기전에서 좀더 강해질 수 있다.
부산=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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