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4월 2일(한국시각), 세계 축구 팬들은 자신들의 눈과 귀를 의심했다.
그라운드에서 한 팀 동료들끼리 주먹다짐을 펼치는 모습이 전 세계 팬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난투극의 주역은 뉴캐슬 소속으로 애스턴빌라전에 나선 키어런 다이어와 리 보이어였다. 이들은 경기 중 대화를 나누다가 갑자기 주먹을 주고 받는 '괴이한' 행동으로 모두를 충격에 빠뜨렸다. 뉴캐슬 팀 동료들 뿐만 아니라 상대팀인 애스턴빌라 선수들이 나서서 이들을 뜯어 멀리는 촌극이 빚어졌다. 결국 두 선수 모두 퇴장 명령을 받고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다. 경기 뒤 다이어는 3경기, 보이어는 4경기 출전정지에 20만파운드(약3억5000만원)의 벌금까지 물어야 했다.
난투극의 당사자 중 한 명인 다이어는 23일 뉴캐슬 지역 일간지 뉴캐슬 이브닝 크로니클과의 인터뷰를 통해 '사건의 재구성'에 나섰다. 다이어는 "보이어가 다가왔을 때 나는 다른 선수에게 패스를 했다. 보이어가 '내게 패스를 하라'고 하는 듯 했으나, 제대로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5분 뒤 또 비슷한 장면이 나왔다. 보이어는 내게 다가와 '왜 패스를 하지 않느냐'고 물었고, 나는 더 좋은 위치의 선수에게 줬을 뿐이라고 답했다"며 "이후 폭언이 오갔도 보이어는 완전히 이성을 잃었다. 나도 지지 않고 맞받아쳤다. 보이어가 주먹을 날릴 때는 '체중을 싣지 않으면 아프진 않겠지'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이어와의 싸움이 퇴장감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레드카드를 받은 뒤에는 '정말로?'라는 생각을 했다. 내가 먼저 그라운드에 나온 뒤 보이어에게 보복을 하기 위해 통로에서 기다리고 있었지만, 경기가 끝났다"며 "당시 함께 뛰었던 장-알랭 붐송은 우리에게 '싸우고 싶으면 그렇게 하라'고 말했고 그레이엄 수네스 감독은 '너희가 다시 싸우면 내가 흠씬 두들겨 패주겠다'고 윽박질렀다. 앨런 시어러는 우리를 보고 팀의 수치라고 했다"고 털어놓았다.
충격적인 사건도 이제는 10년을 바라보는 추억이 됐다. 과연 다이어와 보이어의 관계는 어떨까. 다이어는 "보이어와는 여전히 만나고 있다. 우리는 친구"라며 "보이어는 원래 그런 녀석이다. 지금도 두들겨 패주고 싶을 때가 있다"고 농을 쳤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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