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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빛났던 그 시절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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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금은 얇아진 지갑 걱정하기에 바쁜 이들에게도 한때 가장 순수했고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이 있었다. 그리고 그 빛나는 시간을 우리는 '마왕' 신해철과 함께 했다. 소개팅에 설레던 그 카페에 신해철의 '째즈 카페'가 흘러나왔고, 첫 사랑과 '인형의 기사'를 함께 부르며 영원한 사랑을 약속했다. 그는 한마디로 젊음의 상징이고, 90년대의 아이콘이었다. 그에게 '대학가요제' 대상을 안겨준 무한궤도의 '그대에게'는 지금까지도 대학 축제에 자주 등장하는 인기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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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MBC '대학가요제'를 통해 데뷔한 신해철은 지난 26년간 싱어송라이터로서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해왔다. 때로는 독설에 가까운 직설화법으로 논란을 빚기도 했고, 거침없는 언행으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그가 지난 20여 년간 빚어낸 하모니엔 삶에 대한 성찰과 이 세상과 소통하려는, 화해하려는 이들의 상처와 희망 그리고 위로를 담고 있다.
따라서 '뒤늦게' 그의 음악을 다시 리플레이하면서 팬들은 '마왕'을 잊고 살았던 시간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다. 외롭게 그를 떠나 보낸 지난 시간과 우리 자신에 대한 깊은 반성이 추모의 파고를 더욱 높이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잃은 건….
신해철이 세상과 소통해온 여러 방법 중 하나가 라디오였다. 라디오 '신해철의 고스트스테이션' DJ로 오랫동안 대중과 소통하고 두터운 팬덤을 만들었다. 그에게 '마왕'이라는 애칭이 생긴 것도 이 라디오프로그램을 통해서였다.
그가 오랜시간 팬들과 교감하면서 나눈 말들, 또 노래를 통해 세상과 소통한 가치는 깊은 울림으로 팬들을 추모하게 하고 있다. 블로그나 페이스북 등에 신해철과 신해철 노래에 대한 추억담이 줄을 잇는 것은 바로 그에 대해 우리가 기억하고 나누고, 추억할 일이 많다는 것이다.
신해철의 가사엔 유독 삶에 대한 깊은 성찰과, 인생의 굴곡에서 지친이들을 위한 격려의 문구를 담은 가사들이 많다. '좁고 좁은 저 문으로 들어가는 길은 나를 깎고 잘라서 스스로 작아지는 것뿐 이젠 버릴 것조차 거의 남은 게 없는데'(민물 장어의 꿈) 등의 가사가 그러하고, 행복과 인생, 꿈에 대한 그의 어록은 곱씹어볼 수록 진한 여운을 남긴다.
하기에 일찍이 그는 '나 역시 세상에 머무르는건/영원할 수 없다는 것을'(날아라 병아리)라고 노래했지만 팬들은 아직 그와의 이별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은 듯하다.
한편 고인의 장례는 천주교식 가족장으로 치러지며, 발인은 31일 오전 9시다. 유해는 서울 원지동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될 예정이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