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긴장이 안됩니다."
삼성 라이온즈와 넥센 히어로즈의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린 4일 대구구장. 정규시즌 1위 삼성은 8회 상대 강정호에게 통한의 결승 투런포를 허용하며 2대4로 패했다. 모두들 한국시리즈 1차전 결과가 시리즈 전체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매우 중요한 경기. 삼성 선수단의 분위기가 다운될 줄 알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 경기 후 관중들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그라운드로 나오는 선수들 중 몇몇 선수들의 얼굴에서 미소를 볼 수 있었다. 특히, 한 선수는 절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진 팀의 선수라고 생각하기 힘든 밝은 미소를 지으며 걸어나왔다.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 3연패. 그리고 4연속 출전하는 한국시리즈. 예상은 했지만 이정도일 줄은 몰랐다. 산전수전 다 겪은 삼성 선수들은 모든 야구선수들의 꿈인 한국시리즈 무대에 대해 전혀 긴장감을 느끼지 않고 있었다. 베테랑 선수들은 "별 느낌이 없다"라고 하는게 당연했다. 심지어는 올해 1군 풀타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에도 첫 출전하는 중견수 박해민이 "한국시리즈라고 해서 크게 긴장되지는 않는다. 형들이 첫 타석, 첫 수비만 잘하면 별 문제 없을 것이라고 말씀해주시더라"라며 여유를 부리기까지 했다. 실제, 박해민은 첫 타석에서 안타를 때려내며 진짜 긴장하지 않았음을 스스로 입증했다.
삼성 선수들이 "긴장하지 않는다"라고 하는 말. 큰 의심 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다. 그만큼 경험이 많다. 큰 경기에서 선수들이 떨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플러스 요소다. 긴장이 경기를 망치는 모습을 우리는 그동안 여러차례 봐왔다.
하지만 너무 지나치게 풀어져있는 모습도 큰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선수들은 "떨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하는 것도 큰 경기에서는 중요한 요소다. 너무 긴장이 풀어지면 경기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없다"라고 강조한다. 때로는 지나친 여유가 독이 될 수도 있다는 뜻.
1차전 전, 후로 느껴지는 삼성 선수단의 모습에서는 확실히 여유가 느껴졌다. 결과는 1차전 패배. 아무리 여유있는 팀이라지만 2차전마저 패한다면 이번 시리즈를 상대에게 내줄 수 있다. 2차전은 필승의 각오로 덤벼야 한다.
이제 2차전을 보면 된다. 삼성 선수들의 자신만만한 여유가 통합 3연패를 이룬자 만이 얻을 수 있는 진정한 여유인지, 아니면 여유를 가장한 조급함과 긴장이었는지를 말이다. 그게 삼성 선수들 만이 누릴 수 있었던 특권으로 판명된다면, 삼성의 남은 한국시리즈 행보는 한결 수월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대구=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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