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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왕 박민우를 만든 '야구박사' 아버지의 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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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자신의 의지로 아들에게 야구를 시켰다고 했다. 유독 야구에 있어서는 엄격하게 대했다. 다른 부모들이 야구장에서 자신의 아들이 안타를 치면 환호할 때, 그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팀플레이'를 강조했다. 팀에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면 어김없이 호통을 치곤 했다.

18일 오후 서울 양재동 더케이 호텔에서 2014 프로야구 최우수선수(MVP)/ 최우수신인선수 선정 및 각 부문별 시상식이 열렸다. 신인상 후보 NC 박민우가 소감을 밝히고 있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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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아버지가 아들에게 "사랑한다" 얘기를 모처럼 들었다. 그것도 최고의 선수를 뽑는 시상식장이었다. 2014시즌 신인왕을 차지한 NC 다이노스 박민우(21)와 그의 아버지 박현수씨(52) 얘기다.

박민우는 18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시상식에서 기자단 투표 99표 중 71표를 얻어 최우수 신인선수의 영예를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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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우는 취미로 사회인 야구를 한 아버지 덕에 초등학교 3학년 때 야구를 시작했다. 박씨는 캐치볼을 하면서 어린 아들에게 자질이 있다는 걸 느꼈고, 어머니 김정애씨(48)의 반대에도 야구공을 손에 쥐어줬다. 박씨는 아들에게 야구를 시키면서 리틀야구연맹 부회장까지 하는 열성을 보였다.

시상식이 끝난 뒤 만난 그는 "내 의지로 야구를 시켰다. 센스가 보여 운동을 시켜보자고 생각을 했다. 어렸을 때는 한강 시민공원에서 직접 펑고를 쳐주기도 했다"며 "사실 아들을 야구에 있어서는 엄하게 키웠다. 다른 학부모들이 안타 하나 치고 좋아할 때 난 '팀플레이'가 우선이라고 말했다"며 과거를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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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팀플레이에 어긋난 행동을 하면, 호통을 치곤 했다. 아들의 폼이 지나치게 커질까봐 홈런을 치는 것도 싫어했다. 박씨는 "라이너성 타구가 많이 나왔으면 하는 마음에 그런 얘기를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아쉽기도 하다. 또 초등학교 때 감독님의 권유로 좌타자로 전향시켰다. 배 부른 소리일 수도 있지만, 원래대로 오른손으로 할 수도 있었다"고 했다.

2014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스와 NC다이노스의 경기가 9일 대구시민운동장 열렸다. 박민우대구=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4.10.09/
그래도 시상대에 올라 "부모님 사랑합니다"라고 말한 아들이 대견스럽기만 했다. 오직 한 평생 아들이 야구하는 것만 바라보고 살아온 부모의 마음. 박씨는 "지금껏 살면서 가장 행복한 것 같다"며 감격스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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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풀타임 시즌은 잘 치렀지만, 포스트시즌은 아들에게 '상처'로 남았다. 박민우는 올시즌 118경기서 타율 2할9푼8리(416타수 124안타), 1홈런, 40타점, 50도루를 기록했다. 도루 2위에 오르며 NC의 리드오프로 확실하게 자리잡았다. 하지만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타율 7푼7리로 고개를 숙였다. 2차전에서는 2-3으로 따라가던 9회초에 내야 뜬공을 포구하지 못하는 결정적인 실책을 하기도 했다.

박씨는 "아들이 팬들께 죄를 졌다. 하지만 민우에게 그걸 이겨 내야 좋은 선수가 된다고 말해줬다. 또 '이걸로 움츠려 들면 안 된다. 대신 가슴에 응어리를 갖고 나가라. 앞으로 잘 하면 된다'고 말해줬다"고 했다.

박씨는 아들이 프로 생활을 시작하자, 서울에서 하던 사업을 접고 부인과 함께 NC의 연고지인 창원으로 내려갔다. 그는 "부모로서 마음 놓고 야구할 수 있게 돕고 싶어서 그랬다"며 활짝 웃었다. 박씨는 트로피를 품에 안은 아들에게 "자만하지 말아라.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라"고 말해줬다.

박민우도 부모님에 대한 애틋함이 컸다. 그는 "아버지가 엄하게 하셨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나에게 올인하다시피 하셨다. 아버지는 '야구박사'시다. 경기 내용에 대해 자세히 말씀해주실 정도"라고 했다. 이어 "항상 잘 해야지 하면서도 막상 표현을 못하고 있다. 수상 소감으로 사랑한다고 말씀드렸는데 좀 창피하다"며 미소지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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