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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혼'은 임진왜란을 배경으로 한 역사소설이다. 왜군의 통역 및 길 안내를 맡던 백제계 유민의 후손 안용남(일본명 아오야마)이 왜군의 잔학상을 보면서 자신의 몸 속에 흐르는 뜨거운 피를 깨닫고 조선의 의병으로 변신해 펼치는 활약을 그린다. '천년혼'이란 제목은 서기 660년 백제 멸망 이후 일본 땅에서 이어져온 억울한 혼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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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의 목소리가 조금씩 높아졌다. "세계 역사상 이렇게 한 민족이 다른 한 민족을 수탈하고 침략하고 모욕을 준 적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한번도 정당한 사과를 받은 적이 없어요. 위안부 문제만 봐도 아직껏 진정 어린 사과가 없잖아요?" 그는 "수십년간 바뀌지 않는 일본의 태도를 보면서 어떤 나라인지 알려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천년혼'은 바로 그 역사의식의 산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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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가는 "시각을 바꿨어요. 일본군 앞잡이, 즉 향도로 나선 주인공이 조금씩 자신의 정체성을 깨달으면서 펼치는 영웅담이죠." 주인공 안용남은 '일도류(一刀流)'의 대가다. 처음엔 왜군의 앞잡이로 등장하지만 정체성의 혼란을 겪다 자신의 핏속에 흐르는 백제의 정기를 느낀다. 그는 마침내 왜장을 척살하고 난세의 영웅으로 변모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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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호 작가의 작품엔 늘 평범한 시민들이 주인공이다. 하지만 그 인물들은 비범한 능력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두면서 소시민들의 가슴을 후련하게 해준다. 대리만족의 영웅들이다. '천년혼'에선 시계 바늘을 거꾸로 돌려 조선시대로 달려갔지만 그의 영웅 스토리는 변함없다. 왜군의 앞잡이에서 조선의 영웅으로 거듭나는 안용남의 멋진 활약상이 기대를 모은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선조 25년(1592년) 4월 13일 왜군은 13만 대군으로 조선을 침략한다. 부산진에 상륙한 왜군의 제 2대장 가토 기요마사군(軍) 휘하에 조선인 향도 안용남이 끼어 있다. 안용남은 대마도인으로 대마도주(主) 소 요시토시가 이번 조선 침공에 통역, 길안내 등의 용도로 징용한 향도 5천명 중 한 명이다. 안용남은 가토 군의 선봉대장 하라다의 향도를 맡아 충주까지 진군한다. 그러나 그곳에 이르는 동안 수많은 참상을 목격하면서, 조선인들에 대한 왜군의 잔학상에 분개하게 된다.
안용남은 백제계 출신으로 일도류(一刀流)의 달인이다. 마침내 안용남은 왜군 부장(副長) 오카다와 부하 셋을 베어죽이고 충주부사 고정구의 딸 여옥을 구출해낸다. 안용남은 이후 조선 의병을 지휘, 왜군을 치기도 하고, 왜군의 밀정 하나코의 추격을 역습해 밀정단을 궤멸시키기도 한다. 천신만고 끝에 대마도로 돌아간 안용남은 그동안 가토의 명령을 받은 부장 곤도가 자신의 가족을 죽인 것을 알게 된다. 복수심에 불타는 안용남은 일본 본토로 들어가 신분을 감추고 곤도와 가토 기요마사의 일족을 찾아나서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