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까지 온 것 자체가 대단하다."
최강희 전북 감독이 리그 우승과 리그 9연승을 달성한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전북은 3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울산과의 2014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8라운드 홈 최종전에서 1대1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전북의 목표는 하나였다. 승리, 구체적으로 K-리그 신기록인 10연승 달성이었다. 절호의 기회도 왔다. 후반 2분 울산이 수적 열세에 놓였다. 김영삼이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했다. 그러나 전북은 후반 15분 먼저 선제골을 얻어맞은 뒤 21분 한교원의 그림같은 발리 슛으로 동점을 만드는데 그쳤다. 끝까지 파상공세를 펼쳤지만, 울산의 골문은 더 이상 열리지 않았다.
경기가 끝난 뒤 최 감독은 "전부 신기록을 의식했던 것 같다. 그래서 경기가 전체적으로 생각했던 것보다 좋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어떻게 보면 여기까지 온 것 자체가 대단하다. 선수들이 우승을 결정지은 뒤 어려운 상황에서 여기까지 왔다. 기록을 달성하지 못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칭찬을 해주고 싶다. 오히려 홀가분하게 내년시즌을 준비하게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사력을 다했다. 최 감독은 후반 34분 중앙 수비 자원인 정인환마저 공격수로 투입할 정도였다. 이에 대해 최 감독은 "오늘은 지고, 비기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었다. 승부수를 띄웠다. 결과적으로 잘 되지 않았다. 그러나 우승 이후에도 선수들이 계속 좋은 모습을 보였다. 이제 새로운 시즌을 위한 준비를 할 시기"라고 말했다.
미드필더 이승기는 마지막에 웃었다. 이날 도움 한 개를 추가해 도움왕을 차지했다. 팀 내 레오나르도와 도움수에서 동률을 이뤘지만, 경기수가 적어 도움왕이 됐다. 최 감독은 "(두 선수의 경쟁이) 오히려 플러스보다 마이너스일 때가 있었다. 레오나르도가 훈련 때도 의식을 많이 했다"며 "승기가 불리해보였는데 꾸역꾸역 한 개씩 하면서 해냈다. 내 입장에선 누가 도움왕에 오르든 축하를 해줘야 한다. 레오나르도의 실망이 클 것 같다. 다독이는 것이 필요하다"며 웃었다.
반면, 이날 득점왕 부문에선 명암이 갈렸다. 수원의 산토스가 시즌 14호골을 터뜨리면서 이동국(13골)을 앞서 득점왕을 차지했다. 최 감독은 "오히려 산토스가 골을 넣을까봐 내가 긴장했다. 그런 부분도 선수가 받아들여야 한다. 이동국도 득점 찬스가 더 있었는데 놓친 부분이 아쉽긴하다. 그래도 팀에서 주장으로 맏형 역할을 잘해줬기 때문에 개인상도 중요하지만 팀이 크게 보면 리그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에 크게 본인이 섭섭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2014년은 '전북 천하'로 막을 내렸다. 이번 시즌 최 감독의 머릿 속에 남는 경기는 무엇일까. 8월 16일 포항 원정이었다. 당시 전북은 2대0 압승을 거뒀다. 최 감독은 "이동국의 100호골이 작성됐던 포항 원정이 떠오른다. 이전까지 우리는 포항에 중요한 고비에서 지고, 밀리고 했다. 그래서 그 경기를 선수들하고 중요하게 생각하고 준비했다. 원정이지만, 완벽하게 이기면서 그 경기 이후 상승세를 탔다. 자신감도 많이 얻었다. 우승까지 했던 원동력이었다"고 회상했다.
전주=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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