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신인'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현대캐피탈 신인 세터 이승원(21)이다.
이승원은 2014~2015시즌 NH농협 V리그 3라운드부터 현대캐피탈의 주전 세터로 깜짝 도약했다. 베테랑 세터 최태웅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주전 세터 권영민마저 흔들리는 상황에서 백업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 지난 시즌 3라운드 3순위로 프로에 데뷔한 세터 이건호를 제치고 선발 출전할 정도로 높은 기량을 인정받고 있다.
프로 데뷔전은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10월 18일 삼성화재와의 시즌 개막전이었다. 1-1로 팽팽히 맞서던 3세트에 잠깐 투입됐다. 당시 느낀 것이 많았다. 이승원은 "뭉클했다. 그런데 경기를 하다보니 '프로는 프로'라는 것을 느꼈다. 대학과는 차이가 컸다. 또 세터로서 짊어져야 할 짐이 컸다"고 설명했다.
제주 출신인 이승원은 서귀포토평초 시절부터 배구를 시작했다. 부모님의 만류에도 배구가 좋았단다. 고민은 작은 키였다. 이승원은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 1m53이었다. 중학교 때 좀 더 높아진 네트 밑부분을 그냥 지나 다니니까 주위에서 우려를 많이 했었다"고 회상했다.
출중하지 않은 체격 조건 때문에 힘든 날도 많았다. 그러나 세터의 매력과 오기로 버텨냈다. 이승원은 "공격수가 화려하게 보이려면 먼저 세터가 잘해야 한다. 공격수가 시원하게 점수를 내면 내가 잘해서 점수를 냈다는 것에 쾌감을 느꼈다"고 했다. 또 "힘들다고 포기하면 이제까지 해왔던 시간이 허무해진다. '죽이되든 밥이되든 끝까지 해보자'는 생각으로 버텼다"고 말했다.
이승원은 올 시즌 현대캐피탈 입단으로 꿈을 이뤘다. TV에서 봐오던 권영민, 최태웅 등 한국 배구의 간판 세터들과 함께 선수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승원은 "한국 배구에 한 획을 그은 형들과 직접 뛸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며 웃었다.
세터 출신 김호철 감독 최태웅, 권영민은 이승원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고 있다. 이승원은 "김 감독님과는 나이차가 많이 나기 때문에 현역시절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훈련 때는 토스에 대해 조언을 많이 해주신다. 그러나 경기 때는 '하고 싶은 토스를 하라'며 강한 믿음을 주신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권영민에게는 경험에 대한 조언을 듣고 있다. 이승원은 "영민이 형은 경험 면에서 많은 것을 알려준다. 처음에는 복잡한 것을 생각하지 말고 자신있는 것을 한 뒤 자신만의 플레이를 하라고 말해주신다"고 했다. 더불어 "태웅이 형은 외국인 선수와의 소통을 도와주신다"고 했다.
'젊은 패기'를 장점으로 꼽은 이승원은 새 외국인 공격수 케빈과 호흡이 잘 맞다. 이승원은 "아가메즈는 공을 높이 올려 자기의 힘으로 때리는 스타일이다. 내가 왔을 때는 아가메즈의 무릎이 좋지 않아 자주 호흡을 맞춰보지 못했다"며 "케빈은 공을 빠르게 올려서 타점을 잡아 때리는 스타일이다. 나도 빠른 토스가 편하기 때문에 케빈과 잘 맞는 것 같다"고 했다.
잠재력을 보여주는 이승원. 요즘 현대캐피탈이 웃는 이유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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