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문을 통과할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
한화 이글스는 새로운 변화의 시기를 경험하는 중이다. 이전까지 익숙해져 있던 패배 의식을 떨쳐내고, 새로운 경쟁력을 지닌 팀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체질 개선'이 진행되고 있다. 체질을 바꾼다는 건 엄청난 고통을 동반한다. 낡은 습관과 방식을 과감히 버리고 새로움에 익숙해져야만 가능한 일. 김성근 감독이 지난해 말 부임한 이후 마무리캠프와 스프링캠프를 통해 선수들을 강하게 훈련시킨 건 이를 위해서였다.
다행히 몇 가지 측면에서 체질 개선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일단 주전과 백업의 기량차이가 확 줄었다. 새로운 얼굴들이 많이 나타났기 때문. 이들은 시범경기에서부터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선보여 기대를 하게 만든다. 그래서 더더욱 김 감독 역시 '뉴페이스들'에게 출전 기회를 많이 부여하고 있다. 시범경기만 놓고 보면 이들이 주전처럼 보인다. 포수 지성준을 필두로 외야수 장운호와 송주호, 황선일 그리고 내야수 정유철 주현상 이창열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들이 모두 개막 엔트리에 살아남을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아직 김 감독의 기준선을 완벽하게 통과한 인물은 없다. 여전히 '테스트 중'이라고 볼 수 있다. 아마도 시범경기가 끝날 때까지도 이들에 대한 테스트는 계속될 것이다. 이를 통해 잘 해야 2~3명, 그도 아니면 1~2명 정도가 살아남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이 뉴 페이스들 중에서 현재까지 가장 후한 점수를 받고 있는 선수는 누굴까. 단연 포수 지성준이 손에 꼽힌다. 지성준은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막판부터 두각을 드러냈다. 정범모와 박노민이 캠프 막판에 일찍 한국으로 들어온 뒤 포수 마스크를 썼는데, 안정적인 수비력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후 지성준은 시범경기에서 계속 선발 마스크를 쓰고 있다. 그러면서 총알 같은 송구로 상대의 도루를 막아내는 장면을 보여줬다. 아직 볼배합에 관해서는 보강해야 할 점이 있지만, 김 감독은 이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1군에 근접해있다"는 김 감독의 평가에 지성준에 대한 신뢰가 담겨 있다.
이밖에도 송주호와 정유철 등도 꾸준히 경기에 나서며 좋은 수비력을 보여준다. 특히 정유철의 경우 고양 원더스에서부터 김 감독의 지도를 받았던 인물. 성실함과 독기에 관해서는 검증이 충분히 됐다. 무엇보다 현재 주전 2루수 정근우가 턱 골절 회복기에 있어서 정유철에게는 특히 기회가 더 많이 갈 것으로 예상된다. 김 감독 역시 정근우가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오기 전까지 '안정적인 2루 백업요원'을 만드는 게 시급과제라고 한다. 그렇다면 정유철 역시 개막 엔트리에 살아남을 가능성이 크다.
그 밖의 선수들은 아직 확실히 '1군감' 도장을 받진 못했다. 그러나 꾸준히 시범경기에 나선다는 건 김 감독이 희망을 갖고 있다는 뜻. 향후 스스로의 활약으로 입지를 굳힌다면 1군 엔트리를 확보할 수도 있다. 기회는 결국 스스로 잡아야 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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