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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경기 전 훈련을 하는 필 본인은 싱글벙글한 표정. 오랜만에 나서는 2루 수비에 흥미를 느끼는 듯 했다. 김기태 감독이 아무 생각 없이 필의 2루행을 지시한 것은 아니었다. 필은 2011년 미국 마이너리그 트리플A 무대에서 무려 57경기나 2루수로 출전한 바 있다. 본인은 "90경기 정도 뛴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많이 뛰었다"라고 설명했다. 2루수 초짜는 아니라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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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날 경기 필의 2루 수비는 어땠을까. 필은 수비로 5이닝을 소화하고 6회초 공격 후 교체 아웃됐다. 전체적인 평가는 예상 외로 매우 안정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1회말 시작하자마자 6-4-3의 병살 찬스가 났다. 유격수 강한울의 토스를 받은 필은 깔끔한 송구로 1루에서 타자 박기혁을 아웃시켰다. 2회에는 선두타자 김동명의 2루 방면 땅볼을 처리했는데 자세가 전혀 엉성하지 않았다. 송구도 강하고 깔끔했다. 4회 역시 선두타자 박기혁의 땅볼 타구를 무난히 처리해냈다. 2루수로서의 이날 활약은 여기까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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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정도의 수비력이라면 김 감독의 머리가 아플만 하다. 필의 2루 출전 경기수를 늘려도 크게 문제되지 않을 정도의 수준이었다. 필이 2루수로 뛴다면 KIA에는 엄청난 메리트가 된다. 당장, 안치홍의 2루 공백을 강력한 방망이로 메울 수 있다. 여기에 주포지션이었던 1루에 최희섭이 들어가며 공격력이 배가된다. 지난해 외야수로도 출전했는데, 외야에 나지완-김주찬-신종길 베스트 라인업 출전이 가능하다. 필이 지명타자 자리를 비워주면 이범호, 최희섭 등 베테랑 타자들이 돌아가며 수비 휴식을 취하는 효과가 생긴다. 144경기 장기전에서 1주일에 1경기 정도의 휴식은 선수들의 플레이에 큰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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