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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새의 변화 적중, '제철가 더비' 4대0 대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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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스틸러스가 67번째 '제철가 더비'를 승리로 장식했다.

포항은 15일 스틸야드에서 벌어진 전남 드래곤즈와의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6라운드 홈 경기에서 4대1로 대승을 거뒀다.

이날 황선홍 포항 감독은 칼을 빼들었다. 시즌 첫 연패를 벗어나기 위한 고민의 흔적이었다. 황 감독은 티아고와 문창진을 시즌 처음으로 선발 출전시켰다. 그 동안 원톱으로 선발 출전하던 세르비아 출신 라자르를 이날 아예 명단에서 제외시켰다. 왼쪽 측면을 책임졌던 공격수 고무열도 교체 명단에 포함시켰다.

경기 전 황 감독은 "상황이 안좋아서 변화를 택했다. 분위기를 전환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하려고 변화를 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라자르가 5경기 연속 선발로 나섰지만, 밖에서 한 경기 정도 보면서 생각할 시간을 주는 것도 괜찮다고 판단했다. 1년간 많은 경기를 한다. 그 동안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한 선수들을 뛰게 하는 것은 로테이션 개념"이라고 덧붙였다.

노상래 전남 감독도 스쿼드에 변화를 줬다. 김병지 골키퍼를 비롯해 수비수 방대종 현영민, 공격수 스테보를 출전 명단에서 아예 제외시켰다. 노 감독은 "5라운드까지 미드필드 조합에만 변화를 줬다면, 6라운드는 로테이션 변화의 시점으로 잡았다"고 밝혔다. 더불어 "항상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1년을 봤을 때 변화의 시점을 포항전에서 선택하게 됐다. 젊고 빠른 경기력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시즌 해묵은 징크스를 하나씩 탈출하고 있는 전남은 '포항 징크스'도 깨뜨려야 했다. 전남은 역대 전적에서 20승20무26패로 근소하게 뒤져 있지만, 2010년 이후 11경기(4무7패)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노 감독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선수들에게도 '새로운 시작이다. 다시 생각해보자'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뚜껑이 열렸다. 포항은 황 감독이 바라는 경기력이 나왔다. 원톱이 사라진 공격진은 제로톱으로 운영됐다. 기존 경기보다 빠르고 조직적인 공격이 펼쳐졌다. 문창진 이광혁 김승대 티아고가 활발한 포지션 체인지를 펼치면서 선수비 후역습 전략을 폈던 전남의 포백 수비진을 괴롭혔다. 무엇보다 포어 체킹(전방 압박)의 질이 달라지면서 포항은 공격 점유율을 더 높일 수 있었다.

기다리던 골은 전반 32분에 나왔다. 선제골의 주인공은 황 감독의 히든카드 문창진이었다. 오른쪽 측면에서 김승대 티아고 손준호까지 이어지는 짧은 패스에 이어 문창진이 왼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젊은 선수들은 후반에 더 막강한 화력을 내뿜었다. 후반 15분 추가골에 성공했다. 문창진과 2대1 패스로 페널티박스 왼쪽을 파고든 손준호가 골키퍼에 맞고 흐른 공을 다시 잡아 오른발 슛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2분 뒤에도 손준호의 오른발이 빛났다. 오른쪽 측면을 오버래핑한 박선용의 낮고 빠른 크로스를 논스톱 오른발 슛으로 팀의 세 번째 골을 터뜨렸다.

포항은 세 골에 만족하지 않았다. 후반 32분 네 번째 골을 폭발시켰다. 이광혁의 슈팅이 김민식 전남 골키퍼의 손에 맞고 나오자 오른발 슛으로 정확하게 밀어넣었다.

그 동안 5경기에서 5골밖에 넣지 못한 골을 전남전에서 한풀이라도 하듯 높은 골 결정력을 보여준 포항이었다.

포항은 후반 추가시간 김영욱에게 한 골을 내줬지만, 기분좋은 승점 3점을 따냈다.

포항=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