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시작은 2014년 9월 6일이었다. 상주를 상대로 2대0 승리를 거뒀다. 225일간 쉼없이 달렸다. 2015년 4월 1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제주를 상대로 열린 K리그 클래식 7라운드에서 1대0으로 승리했다. 22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달성했다. 1991년 대우 로얄즈(현 부산)와 1997년 전남이 기록했던 21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갈아치웠다. 새 역사를 썼다.
순도높은 무패행진이다. 전북은 22경기에서 17승5무를 기록했다. 승률은 77.27%에 달한다. 대우는 21경기에서 13승8무(승률 61.9%), 전남은 11승10무(승률 52.3%)에 그쳤다.
'닥치고 공격(닥공)'이 원동력이다. 22경기에서 32골을 넣었다. 경기당 1.45골이다. 1골도 넣지 못한 경기는 단 2차례밖에 없다. 13명이 골고루 골을 넣었다. 레오나르도는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22경기를 치르는 동안 홀로 6골을 넣었다. 제주와의 경기에서도 후반 12분 결승골을 넣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제주와 대결에 앞서 열린 5라운드 광주전에서 동점골과 역전골, 6라운드 부산전에서 역전골을 넣었다. 레오나르도가 아니었다면 전북의 새역사도 없었다. 에두와 한교원은 4골을 넣었다. 이동국은 3골을 보탰다.
공격 못지않게 탄탄한 수비도 큰 힘이다. 전북은 22경기에서 9골(경기당 평균 0.4실점)만을 내줬다. 중심에는 골키퍼 권순태가 있다. 권순태는 20경기에 나서 단 7골만 내줬다. 윌킨슨과 김기희 조성환 김형일 등 수비수들과 김남일(교토) 신형민(안산) 정 혁 등 수비형 미드필더들의 희생도 컸다.이제 관심은 무패행진이 얼마나 더 계속될까에 쏠려 있다. 세계로 눈을 돌리면 대단한 기록들이 많다. 세계최장기간 연속 무패 기록은 코트디부아르의 ASEC아비장이 가지고 있다. 1989년부터 1994년까지 6년간 108경기에서 지지 않았다. 아시아에서는 중국의 달리안 완다가 1995년부터 1997년까지 55경기에서 30승15무를 기록했다. 유럽에서는 슈테아우아 부쿠레슈티가 1986년부터 1989년까지 104경기에서 지지 않았다. 이외에 셀틱(62경기, 1915~1917년), AC밀란(58경기, 1991~1993년) 등이 있다. 전북은 세계와 견주어도 꿀리지 않을 무패 행진 기록을 세우겠다는 생각이다. 이동국은 "내친 김에 무패 우승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안 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웃었다. 전북은 K리그 31경기를 남겨놓았다. 이동국의 바람이 현실이 된다면 53경기 연속 무패 기록을 세울 수 있다.
물론 현실은 쉽지 않다. 우선 앞으로 만만치않은 상대들이 버티고 있다. 전남(원정)-수원(홈)-울산(원정)을 상대한다. 전남과의 '호남 더비'는 껄끄럽다. 수원은 18일 서울과의 슈퍼매치에서 5대1로 승리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울산은 김신욱과 양동현읜 막강 트윈타워가 있다. 체력적인 변수도 있다. 전북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를 병행한다. 22일 가시와 레이솔(일본)과 ACL 5라운드 원정경기를 치른다. 아직 16강행을 확정짓지 못했다. 가시와전 승리가 절실하다. 가시와전에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가시와전 여파로 전남전에서 고전할 수도 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선제 실점을 하고도 곧바로 만회를 하는 힘이 생긴 것 같다"며 "특별한 부상이나 의외의 경기만 없다면 지금의 분위기를 충분히 이어갈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