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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사전 체력보강을 위해 일주일 세 번 필라테스로 근력운동을 하고 주말에는 한강에 나가 지인들과 라이딩을 했다. 라이딩은 올해 유난을 떤 꽃샘추위 탓에 접수 이후 두 차례 30Km 정도를 달리는 것에 그쳤지만 필라테스 만큼은 꼬박꼬박 참가했다. 마라톤 전날 오전에는 부드러운 요가로 근육을 마사지했다. 사실 운동을 워낙 좋아하는 터라 체력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문제는 늘 지구력. 마라톤에 나갈 때 마다 매번 걷다 뛰다를 반복하곤 했다. 제대로만 달리면 7Km 지점 부터 느껴진다는 러너스 하이(Runners' High, 중간 강도의 운동을 30분 이상 계속 했을 때 느끼는 쾌감 혹은 도취감)를 이번만큼은 반드시 느껴보리라 마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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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마라톤 당일이 찾아왔다. 19일 오전 6시 잠실경기장으로 일찌감치 출발했다. 아침을 지나치게 든든히 챙겨먹으면 오히려 힘들어질 수 있으니, 슈퍼에서 판매하는 당이 듬뿍 첨가된 커피 한 잔으로 아침을 대신했다. 경기장에 도착해 주차를 하고 물건을 보관하니 어느 새 준비운동 시간이다. 같은 오렌지 컬러의 티셔츠를 입은 2만여명의 인파와 함께 하니 심장이 콩닥거리기 시작한다. MC 하하의 넉살 좋은 진행 속에 몸을 풀어본다. 어깨와 발목을 돌리고 허벅지와 종아리도 쭉쭉 스트레칭 하며 만반의 준비를 다 한다.
경기장을 벗어나 종합운동장 역을 향해 달려나갔다. 출발 지점에는 인파가 많아 속도를 내기 힘들기도 하지만 초반부터 지나치게 속력을 올리면 금세 힘이 빠진다. 이번 마라톤에서는 반드시 러너스 하이를 느끼고 싶다는 목표가 있는 만큼, 페이스 조절에 초반부터 신경을 썼다. 호흡 조절을 제대로 하지 못해 중도에 멈춰 서서 걷는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해 꾸준히 천천히 달렸다. 덕분에 1Km 지점을 벗어난 시점에도 여전히 호흡은 안정적이었다. 여기까지만 와도 걷는 사람들이 제법 생겨 시야가 꽤 확보된다. 저 앞으로 신천역이 보이기 시작한다. 곧 2KM 지점. 사실 평소에는 3Km지점을 못가 늘 멈춰서 걷다 달리다를 반복했지만, 초반부터 호흡조절에 신경을 쓰니 이번만큼은 멈추지 않고 달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적어도 3Km까지는 계속 달려가보자. 오전 6시 20분쯤 마신 커피가 전부인데다 목을 축이지 않고 달린 탓인지 갈증이 찾아왔지만, 미리 코스를 숙지해둔 탓에 3Km지점에 가까워지면 급수대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니 참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직까지는 꾸준히 천천히 달리자.
이윽고 눈 앞에 급수대가 보이기 시작한다. 그런데 급수대 역시 무턱대고 이용해서는 곤란하다. 급수대 앞은 멈춰서 물을 마시는 사람들로 분주하다. 뒤엉킬 위험도 있고 아무래도 잠깐 멈춰설 수밖에 없다보니 다시 속력을 붙이는데 더 힘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얼른 한 모금 목만 축이고 다시 뛰는 것이 중요한데 이온음료를 찾다가 시간이 조금 지체됐다. 여기서는 잠깐 설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한 모금 머금으며 대충 목을 축이고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곧 잠실대교 업힐을 올라가야 한다. 뉴레이스 코스의 업힐은 경사도가 심하지 않고 타 마라톤에 비해 쉬운 코스이긴 하지만 그래도 업힐은 업힐이다. 숨을 다시 가다듬는다. 업힐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앞이 아닌 땅을 보고 달리는 것. 경험상 아무래도 땅을 보고 달리는 것이 경사도를 보며 달리는 것보다는 낫다. 물론 어느 정도 앞을 바라보면서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그렇게 4km지점까지 멈추지 않고 통과했다. 곧 반환점이 다가온다. 그렇지만 여기서도 유의해야한다. 반환점을 곧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속도를 지나치게 빼다보면 생각보다 멀리 떨어진 반환점 때문에 지쳐 떨어진 적이 몇 번 있었다. 과하게 속도를 빼기 보다는 이번에도 꾸준한 속도로 달리기로 했다.
다운힐 덕분에 6Km까지는 쉽게 내달릴 수 있었다. 곧 7Km지점. 잠실대교를 벗어나 잠실역을 지났다. 이른 아침이지만 지나가는 행인들이 응원을 보내주기도 하고, 마라톤 주최 측에서 준비한 '겨울왕국'의 엘사나 여러 인기 영화 속 캐릭터들도 곳곳에 등장해 참가자들을 응원한다. 민망할 수도 있는 코스프레를 바라보며 참가자들 사이 "혹시 뉴발란스 신입직원은 아닐까?"라는 목소리도 들려왔다.
8Km 지점을 가기 전 다시 급수대가 보였다. 첫 급수대에서 시간을 지체했기에 이번에는 그럴 수 없었다. 계속 달리면서 보이는 컵 하나를 대충 집어 목을 축이는 둥 마는 둥 하며 북적거리는 급수대를 얼른 빠져나왔다.
이제 끝이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방심하면 안된다. 이제 다 왔다고 스스로를 안심시키고 난 이후부터 더 힘들어진다. '페이스 조절을 잘 하자. 호흡 조절을 잘 하자'라며 호흡이 가빠질 것 같으면 얼른 깊은 숨을 반복해서 쉬었다. 9Km 지점부터 경기장이 보이기 시작했다.
마침내 경기장 안으로 들어섰다. 하지만 여전히 끝이 아니다. 경기장을 반바퀴 이상 돌아야 골인 지점이다. 지치지 말자. 멈추지 말자를 반복하며 페이스 조절을 했다. 골인지점이 보이기 직전 속력을 붙이기 시작했다. 그 순간, 말로만 듣던 러너스 하이가 정말 느껴지기 시작했다. 다리는 내 의지와 관계없이 마음대로 뻗어나가기 시작했고 이상하게 전혀 힘들지 않았으며 기분 좋은 상쾌한 기운이 몸 전체를 감돌았다. 아쉽게도 러너스하이를 느꼈으나, 찰나였다. 그렇게 골인 지점에 도착한 순간, 핸드폰에서 문자알림음이 들린다. 01:02:01! 아쉬웠다. 지나치게 페이스 조절에만 힘쓴 탓일까. 경기장이 보인 직후부터 속력을 냈더라면 1시간 안에 들어올 수 있었을테고 러너스하이의 기분 좋은 쾌감을 경험하는 것도 더 길었을텐데!
그렇지만 찰나였을지언정, 말로만 듣던 러너스하이를 느껴보기도 했고 지난해 3월 기록한 1시간 6분의 최고기록을 깨고 다시 한 번 새로운 기록을 달성한 것이기에 뿌듯했다. 작년 뉴레이스 기록에 비하면 무려 10분 이상을 단축한 것이기도 했다. 1시간 내 진입은 2016 뉴레이스 서울에서 다시 도전해보기로!
비록 1시간 내 진입에는 실패했지만, 아쉬움보다 뿌듯함이 컸던 2015뉴레이스 서울은 내게 또 하나의 기분 좋은 숙제를 남기고 끝을 맺었다.
배선영기자 sypo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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