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오빠들, 감성적이다. 눈물도 많다. 시청자들이 보내온 사연에 푹 빠져서 헤어나올 줄 모른다. 모두들 '예능 초짜'에 '예능 늦둥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꾸미지 않은 순수한 교감이 가능하다고 자신한다. tvN 새 예능 프로그램 '촉촉한 오빠들' MC를 맡은 배우 김상경, 전 농구선수 현주엽, 뮤지컬 배우 정상훈, 가수 강균성의 얘기다. 네 사람 모두 이 프로그램을 통해 고정 MC로 데뷔한다.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촉촉한 오빠들' 제작발표회에서 김상경은 "'힐링캠프' 출연 이후 섭외를 많이 받았지만 거의 고사했다"며 "예능에서 많이 보지 못한 분들이 출연하고 일반인들의 감동적인 사연이 있기 때문에 섭외에 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프로그램은 유창한 진행이 필요하지 않다.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고 공감하는 게 중요하다. 우리가 개입하지 않더라도 충분한 감동이 전달될 거라 본다"고 말했다.
김상경의 소개처럼 '촉촉한 오빠들'은 웃음이 아닌 감동을 추구하는 '휴먼 예능'이다. 특별한 순간을 기억하고 싶거나 힘겨운 일상에 위로가 필요한 일반인들의 사연과 함께 눈물과 토크가 곁들여진다. 1회 방송에는 백혈병을 앓고 있는 다섯살 정원이를 위해 뽀로로가 찾아와 '주사 맞을 때 울지 않기'를 약속하며 용기를 불어넣는 에피소드가 소개됐는데, 특히 정상훈이 크게 오열했다고 한다. 정상훈은 "보호자 분이 낯이 익어서 유심히 살펴보니 중학교 동창이었다. 그 친구가 이렇게 힘든 상황을 겪고 있다는 것에 너무나 마음 아팠다. 눈물이 많이 나와서 녹화가 중단되기도 했다. 나중에 연락했더니 그 친구도 내가 MC인 걸 알았지만 부담될까봐 말을 안 했다고 하더라"고 숨겨진 사연을 밝혔다. 사연 신청자와 정상훈이 친구 사이인 건 제작진도 사전에 몰랐던 사실이라고 한다.
정상훈은 출연진이 꼽은 최고의 '눈물왕'이다. 하지만 다른 '오빠들'도 그에 못지않게 눈물이 많다. 코트를 지배하던 최고의 센터 현주엽은 "운동하면서 치열하게 살다보니 눈물이 많지 않다. 감정을 앞세우면 경기에 지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을 촬영하면서 내가 눈물이 많다는 걸 느낀다. 앞으로도 많이 울 것 같다"고 말했다.
4차원 예능감으로 맹활약 중인 강균성은 장난기를 거둔 진지한 표정으로 "자질이 부족하지만 조력자로 내 역할을 잘 해내겠다"며 "많은 분들께 따뜻한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바랐다.
사연 신청자들이 만나고 싶어하는 깜짝 게스트도 여럿 출연한다. 한국홍보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와 '삼시세끼' '꽃보다 할배'를 연출한 나영석 PD는 이미 녹화를 마쳤다. 연출자 유학찬 PD는 "나중에 축구 국가대표팀 슈틸리케 감독을 꼭 모시고 싶다. 축구 꿈나무가 만나고 싶어한다. 이 자리를 빌려 대한축구협회 분들께 부탁드린다"며 꾸벅 인사했다.
김상경은 "한화 이글스의 김성근 감독을 모시고 싶다. 요즘 한화의 활약상이 우리 프로그램이 담고 있는 일상의 기적이란 메시지와 일맥상통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는 조연 역할을 하러 모였다. 진짜 주인공은 시청자들이다. 어떤 사연이든 조연 역할을 잘 해드리겠다"며 시청자들의 참여를 당부했다.
유학찬 PD는 "영화 '러브 액츄얼리'처럼 가족과 사랑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며 "방송을 본 뒤 가족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건넬 수 있다면 바랄 것이 없다"고 말했다. 25일 오후 9시 40분 첫 방송.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