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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15년차 김원섭은 타이거즈 야수 최고참. 리빌딩을 추진하는 팀에서 30대 후반 베테랑은 위기감이 클 수밖에 없다. 최근 3년간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한 KIA의 올시즌 화두가 '리빌딩'이다. 그런데 KIA는 조금 다른 분위기다. 베테랑 선수의 경험을 중시하는 김기태 감독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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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섭은 "욕심이 없다"는 말을 자주했다. 냉철한 현실 인식, 또 지난 몇 년 간의 경험이 많은 걸 내려놓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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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현재 통산 969경기에 출전해 31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김원섭은 "1000경기를 채우면 나 자신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 그동안 열심히 잘 해왔다고 칭찬해주고 싶다"고 했다. 27일 현재 통산 1000경기에 출전한 선수는 총 116명. 지난 5일 김경언이 1000번째 경기에 나섰다.
"'그만둬야할 시기가 온 건가'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 2015년에 승부를 던져봐야겠다고 다짐했다. 안 되면 깨끗이 그만두고 싶었다."
지난 겨울에 김원섭은 오전에 최희섭 이범호 등 후배들과 배드민턴으로 민첩성을 키웠고, 오후에는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며 시즌을 준비했다.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한 선배들은 나이가 들면 근육이 올라와 러닝이 싫어진다는 애기를 했다. 실제로 100m를 10번 뛴다고 하면 7~8번은 전력질주가 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쉽지 않다. 다리가 돼야 가능한 외야 수비. 이전과 다른 느낌이 들 때가 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주력에서 뒤진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김원섭은 지난 2월 오키나와 전지훈련 출발에 앞서 진행된 체력테스트에서 베테랑조 2위를 했다.
김원섭은 널리 알려진대로 만성간염과 싸우며 야구와 씨름해 왔다. 보통 선수들처럼 마음껏 훈련을 소화하기 어려운 몸이다. 피로가 쌓이고 체력적으로 무리를 하면 간수치가 올라가 몸이 신호를 보낸다.
김원섭은 "남들처럼 술마시고 놀면서 야구하면 못 따라간다. 지금까지 모든 걸 자세하면서, 야구에 집중하는 생활을 해 왔다"고 했다. 그래서 젊은 선수들을 보면 해주고 싶은 말이 많다. 그는 "자질있는 젊은 선수들이 많은데 좀 더 야구를 파고들어야 한다. 술먹고 노는 걸 2~3년 자제하고 야구에 열중하면 실력이 금방 늘텐데 안타까울 때가 있다"고 했다.
그에게 지금 야구는 '인생의 거의 모든 것'이다. 경기장 안팎에서 온통 야구생각 뿐이다. 거실과 안방 등 집안 곳곳에 배트를 놓아뒀다고 한다. 지난 경기를 복기하고 경기 상황이 떠오를 때마다 배트를 들고 스윙연습을 한다. 집에서도 주로 배트를 들고 논다. 잘 치는 선수의 자료 화면을 꼼꼼하게 살펴보는 건 오랜 습관이다.
김원섭은 "나같은 고참 선수는 매시즌 최선을 다하지 못하면 끝이 될 수 있어. 지난 2년간 존재감이 없는 선수였다. 올해 못하면 내년 시즌에 그만둬야하는 게 프로다. 만약 40세까지 선수로 뛸 수 있다면 40세 시즌 개막에 앞서 은퇴를 미리 밝히고 깨끗이 그만두고 싶다"고 했다. 시즌 시작 전에 은퇴를 예고한 데릭 지터, 마리아노 리베라가 그랬다.
김원섭의 통산 1000번째 경기가 다가오고 있다.
대전=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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