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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18일 오전 8시(한국시각) 캐나다 오타와 랜스다운스타디움에서 펼쳐진 국제축구연맹(FIFA) 캐나다여자월드컵 E조 조별리그 3차전 스페인전에서 2대1로 역전승했다. 전반 29분 캡틴 베로니카 보케테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8분 조소현의 필사적인 헤딩 동점골이 터졌다. 후반 33분 김수연의 오른발 역전골까지 작렬하며 월드컵 사상 첫 승리와 함께 브라질(승점6)에 이어 1승1무1패, 조 2위로 16강의 꿈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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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월드컵 첫승은 가시밭길이었다. 월드컵 도전 12년만에 첫승, 16강의 꿈을 이뤘다. 2003년 미국 대회 이후 두번째 월드컵 도전을 위해 '윤덕여호'는 2년반을 꼬박 준비했다. 1930년 시작한 남자대회와 달리 여자월드컵은 1991년에서야 시작됐다. 1999년 미국 대회까지 12개국이 본선에 나섰고 이후 2011년 독일 대회까지는 16개국이 우승을 다퉜다. 7회째인 캐나다월드컵에선 참가국이 24개국으로 늘었다. 한국은 1991년 중국, 1994년 스웨덴, 1999년 미국대회까지 지역예선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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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2010년 변화의 조짐이 감지됐다. FIFA 17세 이하 여자월드컵 우승, 2010년 20세 이하 여자월드컵에서 3위는 희망이었다. 세계 무대에서 대한민국 축구소녀들의 힘을 뽐냈다. 지소연, 여민지라는 걸출한 스타도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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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감독은 WK리그의 중심, 1988년생 에이스들을 팀의 중심으로 믿고 썼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희생과 헌신으로 팀을 이끄는 '캡틴' 조소현을 비롯, 권하늘, 전가을, 유영아, 김도연을 중용했다. '박은선-지소연-여민지'의 공격라인은 역대 최강 전력으로 손꼽혔다. 20세 이하 3위 멤버인 '90라인(지소연 임선주 김혜리 강유미)' 17세 이하 우승 멤버인 '93라인(여민지 신담영 이소담 이금민)'이 든든히 뒤를 받쳤다. 17세 이하 월드컵 우승, 20세 이하 월드컵 3위를 경험한 선수들은 큰 무대에서도 자신감이 넘쳤다. 무관심속에 "우리가 더 잘해야 한다"고 이를 악물었다. 지난 5월 18일 월드컵 출정식, 태극낭자들은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전가을은 "대한민국에서 여자축구 선수로 사는 일이 외로웠던 것같다"며 눈물을 쏟았다. 준비과정속에 이영주, 여민지, 신담영 등 아끼던 동료들을 부상으로 떠나보내는 아픔도 경험했다.
마지막 스페인전은 이겨야 사는 게임이었다. 비기거나 지면 바로 짐을 싸야 했다. 벼랑끝까지 몰린 그녀들은 독해졌다. 스페인전 전반, 완전하게 코너로 몰렸다. 변변한 공격 한번 하지 못한 채 캡틴 베로티카 보테케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그러나 그렇게 물러설 순 없었다. 0-1로 몰리던, 후반 대반전이 일어났다. 후반 8분 캡틴 조소현이 강유미의 크로스를 헤딩 동점골로 연결했다. 후반 33분 윙백 김수연의 날선 '슈터링'은 골망에 그대로 날아들어 꽂혔다. 지소연은 "그 골이 들어가는 순간, 이건 이길 수밖에 없는 경기라는 느낌이 왔다"고 했다.
코스타리카전 무승부의 학습효과는 컸다.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기로, 두번의 실수는 절대로 하지 않기로, 끝까지 몸이 부서져라 지키기로 약속했다. 후반 인저리타임, 소니아 베르뮤데스의 마지막 프리킥이 날아들 때 선수들은 어깨를 나란히 겯고 딱 붙어섰다. 눈을 부릅뜬 채 피하지 않았다. 서로를 향해 외쳤다. "절대 움직이지마! 분명히 못넣는다." 베르뮤데스의 슈팅이 크로스바 중앙을 강타하고, 휘슬이 울렸다. "됐다! 이제 됐다." 벤치의 태극낭자들이 그라운드로 쏟아져나왔다.
태극낭자들이 월드컵 두번째 도전, 12년만에 짜릿한 첫승의 역사를 썼다. 2003년 미국여자월드컵, 첫 도전은 3번의 시련이었다. 조별리그 첫경기인 브라질전에서 0대3으로 완패한 후 프랑스(0대1패) 노르웨이(1대7패)에 연패했다. 12년전 열일곱살 막내로 이 대회에 나섰던 '골잡이' 박은선은 "얼어서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김)진희 언니가 골 넣었던 기억, 내가 엄청 골을 퍼내던 기억만 난다"고 했었다. 12년만에 대한민국 여자축구는 놀라운 성장세를 세계 무대에 입증했다. 12년전과는 달랐다. 거침없는 패기와 열정으로 12년만의 월드컵에서 값진 첫승, 새 역사를 썼다. "대~한민국" 함성이 울려퍼졌다. "우리 선수들의 땀과 눈물은 헛되지 않을 것"이라던 윤덕여 감독의 말이 현실이 됐다. 오타와는 대한민국 여자축구의 성지가 됐다.
남자대표팀이 월드컵에서 첫승을 거두는 데는 무려 48년이 걸렸다. 1954년 스위스월드컵 이후 1998년 프랑스월드컵까지 대회 본선에서 4무10패를 기록했다. 48년의 기다림 끝에 2002년 6월 한일월드컵에서 폴란드전에서 첫승을 거뒀고, 포르투갈전에서 16강 기적을 썼고, 4강 신화까지 이뤘다. 12년만에 꿈을 이룬 후 '윤덕여호 캡틴' 조소현이 말했다. "12년만의 승점 1점도 자랑스럽지만, 첫승 16강은 정말 자랑스럽다. 4강? 이번에 할수도 있지 않을까?우리 팀을 보면 분위기에 많이 좌우된다. 내일, 모레, 준비과정을 보면 느낌이 올 것같다"며 웃었다. "이번 월드컵 조별예선 3경기에서 최악의 상황까지 왔었다. 그 모든 시련을 이겨내고 조2위로 16강에 간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우리는 패하면서 배웠고, 비기면서 '끝난 게 아니라''1승만 하면 된다'고 믿었다. 처음부터 이겼다면 스스로를 제대로 돌아보지 못했을 것이다. 지고, 비기고, 이기는 과정이 우리가 배우기엔 좋았다고 생각한다."
오타와(캐나다)=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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