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에 '환송의 파도'가 세 번 쳤다. 첫번째는 다소 약했다. 두번째 파도는 첫번째보다는 강했다. 하지만 인천공항을 찾은 시민들의 공감대를 얻지 못했다. 세번째는 여파가 대단했다. 인천공항을 들었다놨다.
6일 인천공항 출국장. 막바지 휴가를 떠나는 인파로 넘쳐났다. 형형색색의 캐리어를 들고 있었다. 얼굴에는 다들 웃음꽃을 피웠다.
정오가 넘어서자 출국장 한켠이 술렁였다. 저마다 한 남성을 힐끔힐끔 쳐다봤다. 하얀색 모자를 눌러쓴 사나이가 있었다. 콧수염이 인상적이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의 영웅 안정환(39) MBC축구해설위원이었다. 안 위원은 8일 밤 레바논에서 열리는 레바논과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G조 3차전 경기 중계를 위해 출국했다. 안 위원을 알아본 시민들 몇몇이 달려갔다. 안 위원에게 사인과 사진 촬영을 요청했다. 안 위원은 웃음 띈 얼굴로 사인과 사진 촬영 요청에 임했다.
안 위원이 떠나고 5분 후 더 많은 인파가 몰렸다. 50여명이 다들 카메라를 들고 있었다. 공항 바깥에서 출국장으로 들어오는 2번 게이트앞에 진을 쳤다. 검은색 정장을 입은 건장한 청년들이 나타났다. 게이트 앞에 포토라인을 쳤다. 50여명의 사람들은 다들 카메라를 들었다. 야구 모자를 쓴 한 청년이 들어섰다. 저마다 플래시를 터뜨렸다. 그 청년이 공항안으로 진입했다. 50여명이 그 청년을 따라 우르르 들어갔다.
할리우드의 떠오르는 신성 이기홍(29)이었다. 자신이 주연한 영화 홍보차 내한했다 돌아가는 길이었다. 50여명은 이기홍이 출국을 배웅하러 나온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이기홍이 항공사 카운터에서 티케팅을 할 때부터 출국 게이트로 갈 때가지 일거수 일투족을 카메라에 담았다. 하지만 일반 시민들의 공감대는 얻지 못했다. 호기심 어린 눈으로 쳐다볼 뿐이었다. '이기홍이 누구지?'라며 휴대전화로 검색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이기홍이 떠나고 얼마 안돼 환송 끝판왕이 나타났다. 손흥민(23·토트넘)이었다. 손흥민은 8일 레바논전에 출전하지 않는다.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은 손흥민을 3일 라오스전만 뛰게 했다. 토트넘 이적 절차를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손흥민은 4일과 5일 국내에서 서류 작업을 마무리했다. 이날 출국하는 길이었다.
손흥민이 나타나자 시민들은 모두 휴대전화를 꺼내들고 사진을 찍었다. 항공사 카운터에 있는 직원들도 달려왔다. 사인과 사진 촬영 요청이 쇄도했다. 손흥민이 출국 게이트로 향할 때 시민 100여명이 따라갔다.
공항 관계자는 많은 사람들이 몰리자 사고 발생을 우려했다. 손흥민을 승무원 전용 보안 검색대로 안내했다. 시민들은 손흥민이 출국 게이트 너머로 모습을 감출 때까지 모든 순간을 카메라에 담았다. 시민들 모두 "손흥민 너무 멋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손흥민은 "열심히 하겠다"고 간단히 인사했다. 그 외 언론 인터뷰는 거절했다. 대신 지난 5일 대한축구협회와의 인터뷰를 통해 "A대표팀이 레바논에서 멋진 모습으로 이기고 왔으면 좋겠다.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을 떠난 손흥민은 토트넘의 훈련에 합류한다. 13일 선덜랜드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5라운드 원정경기를 앞두고 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에 대해 "라오스와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좋은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그의 슈팅력을 기대한다" 고 기대했다.
인천공항=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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