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로 끌려가던 SK가 5회초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외국인타자 브라운의 동점 솔로포에 박정권의 2루타로 역전 분위기까지 만든 SK는 희생번트로 1사 3루의 찬스를 만들었다.
8번 정상호는 초구를 맞혔지만 파울이 됐고 2구째 상대 선발 밴헤켄이 던질 때 갑자기 번트 모션을 취하더니 진짜 번트를 댔다. 그 순간 모든 야구팬이 3루를 바라봤다. 그런데 3루주자 박정권은 리드폭도 크지 않았고, 홈으로 뛰어들지도 않고 있다가 정상호가 번트를 대는 순가 홈으로 뛰려다 곧 포기했다. 정상호의 번트 타구가 너무 강해 곧바로 뛰어든 박병호의 글러브에 들어갔기 때문. 홈으로 뛰어들었다간 횡사당할게 뻔해 박정권은 다시 3루로 돌아갔다.
3루주자 박정권의 스퀴즈 사인 미스였을까. 아니면 정상호 스스로의 기습번트였을까.
정상호는 경기후 "내 판단에 의한 푸시번트였다"라고 당시를 설명했다. 최근의 트렌드도 스퀴즈 작전보다는 기습번트가 더 많이 나오는 추세다. 스퀴즈 작전은 3루주자가 무조건 홈으로 뛰고 타자는 무조건 번트를 대는 것이다. 작전이 간파돼 피치아웃이 되거나 번트 타구가 얕게 뜰 경우엔 자칫 3루주자가 아웃될 가능성이 높다. 꼭 번트를 제대로 대야 하기 때문에 타자에게 오는 부담도 상당히 크다. 대신 기습번트의 경우 3루주자는 타자가 기습번트를 댈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가 실제로 타자가 기습번트를 대면 타구를 판단해 홈으로 뛸 수 있다. 기습번트가 실패하더라도 3루주자가 아웃될 위험이 떨어진다.
SK로선 분명히 아쉬운 플레이였지만 이후 나주환의 역전 3루타가 터지며 정상호의 기습번트는 곧 잊혀졌다.
목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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