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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리뷰] '삼시세끼-어촌편2', 우리가 만재도를 기다려온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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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표향 기자] 그리웠던 만재도다. '차줌마'와 '참바다씨'의 분주한 일상이 흐르는 곳, 산체와 벌이가 기다리는 곳, 정겹고 소박한 세끼 밥상이 위로와 안식을 전하는 곳, 우리가 기다려온 '만재도 라이프'가 다시 시작됐다.

9일 첫 방송된 tvN '삼시세끼-어촌편2'에서는 차승원과 유해진이 여름의 만재도로 다시 떠나는 이야기가 그려졌다.

계절이 바뀐 만재도는 활기가 넘쳤다. 고깃배들이 실어온 물고기를 다듬는 주민들의 손길이 바빴고, 푸른 앞바다에는 고기떼가 해초 사이를 바쁘게 유영했다. 시청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산체와 벌이는 못 알아볼 만큼 폭풍 성장해 어른이 돼 있었다.

세끼 하우스에는 다시 온기가 돌았다. 오랜만에 찾은 만재도지만 차승원과 유해진에게 어색함이란 찾아볼 수 없었다. '안사람' 차승원은 자연스럽게 부엌 살림살이부터 살펴봤고, '바깥양반' 유해진은 불을 피우고 통발을 쳤다. 첫 날부터 매섭게 내리치는 비바람에 당황할 법도 했지만, 능숙한 손놀림으로 마당에 천막을 치고, 누가 시키지도 않았지만 첫 끼 요리를 시작했다. 그들의 밥상엔 토마토 설탕절임과 부추전이 올라왔다.

중년의 케미는 한층 무르익었다. 불 피우기 힘든 상황도 짜증 한번 없이 유쾌하고 넉살 좋게 웃어 넘겼고, 서로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척척 집안일을 나눠서 했다. 오고가는 대화는 한층 다정하고 유쾌했다. 시즌1에서 티격태격하던 중년의 두 친구는 느긋하고 여유롭게 만재도 일상을 즐겼다.

저녁 식사까지 다 끝내고 마주 앉은 두 친구의 속 깊은 대화는 잔잔한 감동을 안겼다. 파란만장했던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서로를 다독이고, 현재의 삶에 충분히 만족해하며, 잘 늙어간다는 것의 의미를 되새겼다. 오래오래 서로의 곁을 지키며 함께 멋있게 늙어갈 차승원과 유해진의 미래를 미리 상상해볼 수 있는 대화였다.

화창한 날씨가 펼쳐진 이튿날, 세끼 하우스에는 첫 게스트 박형식이 찾아왔다. 두 '형님'들은 박형식이 인사할 틈을 주지 않고 대화를 이어간다거나 장독에 뱀을 넣어놨다면서 놀라게 하는 등 짓궂은 장난으로 '동생'을 반겼다. 그리고 곧이어 아침에 통발로 잡아온 우럭회가 얹혀진 푸짐한 물회를 내왔다. 한솥밥 식구가 된 박형식을 환영하는 특별한 밥상이었다.

여름의 만재도 라이프는 그렇게 시작되고 있었다. 식재료 구하는 것부터 난관이었던 겨울의 만재도와는 또 다른 삶이 차승원과 유해진 앞에 놓여 있다. 훨씬 더 풍성하고 여유롭지만, 오히려 더 욕심부리지 않는 그들의 밥상처럼, 소박한 일상 속에 풍성한 재미와 웃음이 가득한 만재 라이프를 기대하게 한다. suzak@sportschosun.com·사진=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