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황선홍 포항 감독과 최용수 서울 감독은 운명이 뒤바꼈다. 2014년 K리그 클래식 38라운드에서 '황새'는 울고, '독수리'는 날아올랐다. 포항과 서울은 승점 58로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에서 서울이 앞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행 티켓은 최 감독이 거머쥐었다.
황 감독은 이를 갈았다. 1년을 기다렸고, 올 시즌 비슷한 상황에 직면했다. 33라운드까지 황 감독이 약간 앞서있다. 포항은 15승11무7패(승점 56)를 기록, 3위에 랭크돼 있다. 서울은 승점 2점 뒤진 5위다.
황 감독의 아픔은 여전하다. 그는 1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2015년 K리그 클래식 상위 스플릿 그룹 A 사령탑 미디어데이에서 "올해 서울에 전승이 목표였다. 리그에선 지지 않았는데 FA컵에서 패해 아픔을 맛봤다. 마지막 홈에선 서울에 승리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설욕을 다짐했다. 황 감독은 "지난 시즌 마지막 경기는 떠올리기도 싫다. 올해는 그런 일이 생겨서는 안된다. 그래서 최 감독님에게 FA컵을 반드시 우승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단두대매치도 언제든지 환영한다. 그러나 그런 상황이 오기 전에 어느 정도 (ACL 진출에 대한) 윤곽을 잡고 싶다. 마지막 경기에 가기 전 확정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 감독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최 감독은 "지난해 운이 좀 따랐다. 포항과 우리는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치열하게 다퉜다. 올해는 마지막 경기에 맞대결이 걸려있다. 나도 단두대매치 때 피말리는 경기를 하고 싶지 않고 그 전에 마침표를 찍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포항과 서울은 나란히 스플릿 그룹 A 첫 경기에서 원정 경기를 치른다. 상대는 각각 전북과 성남이다. 황 감독은 "전북 원정이 중요하다. 우리는 12경기 연속 무패를 하고 있다. 첫 단추를 잘 꿰면 올 시즌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우리가 무실점을 한다면 확률은 높아질 것이다. 우리가 2골을 넣으면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 감독은 "첫 스타트인 성남전이 중요하다. 성남을 반드시 잡고 싶다"고 전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