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수장이 하고 싶은 말은 마지막에 꺼냈다.
25일 대구 디자인센터 컨벤션홀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 삼성은 류중일 감독, 주장 박석민, 신인왕 후보 구자욱이 참석했다. 오후 2시30분 사전 인터뷰가 열렸고 3시부터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됐다.
취재진과 먼저 만난 박석민과 구자욱의 표정은 나쁘지 않았다. 주축 선수 3명이 원정 도박 의혹으로 이번 한국시리즈에 출전할 수 없지만 굳이 무게를 잡을 필요는 없었다. 박석민은 "팀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3주 동안 열심히 준비했다"며 "투수와 타자 모두 우리 전력이 좋다"고 밝혔다. 구자욱도 "처음 참가한 미디어데이이고, 포스트시즌에도 첫 선을 보이지만 긴장되는 건 없다. 미친 듯이 뛰어 다니겠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행사가 진행되자 류 감독에게 질문이 쏟아졌다. 아무래도 토종 에이스 윤성환, 셋업맨 안지만, 마무리 임창용 없이 단기전을 치르는 게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두산은 무엇보다 준플레이오프부터 넥센, NC를 모조리 제압하며 팀 분위기가 하늘을 찌른다. 외국인 투수 스와잭이 엔트리에서 빠졌고 외국인 타자 로메로는 대타 카드에 그치고 있지만, 선수단은 '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무장돼 있다. 류 감독 입장에서는 이 부분이 부담돼 보이는 게 당연한 사실. 그래서 취재진은 엔트리에서 빠진 3명의 이름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못한 채 '불펜을 어떻게 꾸릴지' '누구에게 기대를 하는지' '선발 로테이션은 어떤 순서인지' 등에 대한 질문을 했다.
류 감독은 차분히 팀 전력과 구상을 밝혔다. 우선 필승 계투조에 대해 "차우찬과 심창민의 활용도가 커질 것 같다. 마무리도 이 둘이 번갈아 가면서 하는 더블 스토퍼 체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기대하는 선수에 대해서는 "야수 중 구자욱과 배영섭이다. 이들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시리즈 향방이 결정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선발과 관련해서는 "(피가로, 장원삼, 클로이드를 내세운 뒤) 2승1패로 앞서고 있으면 정인욱이 4차전 선발, 열세일 경우에는 차우찬이 선발로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얼마나 흘렀을까. 3시35분께 사회자가 두산 김태형 감독, 김현수, 유희관을 비롯해 류중일 감독, 박석민, 구자욱에게 공통 질문을 했다. '팬 들께 하고 싶은 말을 해달라'고. 류 감독은 작심한 듯 입을 열었다. "사실 처음에 말씀드릴까 하다가 이제야 한다.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팬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류 감독은 그러면서 "우승으로 이를 꼭 만회하겠다"고 밝혔다.
대구=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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