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선수가 이렇게 팀을 바꿔놓을 수 있다. 요즘 남자 프로농구 원주 동부 프로미가 그렇다.
원주 동부는 2015~2016시즌 KCC 프로농구 2라운드 중반에 5연패에 빠져 KBL 10개 팀 중 9위까지 추락했다. 팀의 기둥인 김주성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높이에서 밀렸다. 외국인 선수 부진까지 이어져 팀이 크게 흔들렸다.
그런데 김주성이 부상에서 돌아오고, 단신 외국인 선수(1m93 이하)를 교체한 뒤 크게 달라졌다. 원주 동부는 4일 원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kt 소닉붐전에서 79대66 완승을 거두고 4연승을 달렸다. 연승 기간 4경기 모두 실점을 60점대로 묶었다. 김영만 감독이 "원주 동부다운 모습을 보여줬다"고 할 만큼 높이에서 우위를 점하고 수비가 든든했다.
원주 동부는 지난달 말 가드 라샤드 제임스(1m85)를 퇴출하고, 한국 프로농구 경험이 있는 웬델 맥키네스(1m92)를 불러들였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사실 큰 기대를 한 것은 아니었다. 김주성이 빠진 상황에서 골밑을 보강하고, 주축 센터 로드 벤슨(2m7)의 체력적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선택이었다.
그런데 단신의 맥키네스가 100% 이상의 맹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저돌적인 돌파에 이은 득점뿐만 아니라, 파워를 앞세워 골밑에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김주성, 벤슨과 함께 높이에서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냈다. 맥키네스는 4일 부산 kt전에서 22득점-4리바운드를 기록해 6득점-8리바운드에 그친 벤슨을 머쓱하게 만들었다. 지난 3경기에서 경기당 평균 23분44초 출전, 17득점-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교체 외국인 선수의 맹활약이다. 벤슨의 보조선수가 아니라 최근 활약을 보면 주축 선수다.
2014년 안양 KGC 인삼공사에서 활약했던 맥키네스는 팀에 대한 애착이 크고, 한국문화에 관심이 크다. 이전에 뛴 아르헨티나 리그 때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가족과 함께 한국에 왔다. 그는 "가족들이 다른 문화를 경험하게 해주고 싶다. 전에 한국에서 뛸 때는 잘 몰랐는데, 다른 리그에 가보고 한국리그 환경이 좋다는 걸 알았다"고 했다. 구단 프런트에 태권도를 배우고 싶다며 도장을 소개해 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한다.
이쯤되면 '대박'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다. 구단 내부에서는 지난 3경기 상대가 비교적 약팀이었다는 걸 감안해야한다고 차분하게 반응하고 있으나, 현재 원주 동부에서 가장 핫한 선수임에는 분명하다.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김주성 복귀-맥키네스 영입'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4일 경기가 끝난 뒤 두경민은 "주성이 형이 복귀하고 맥키네스가 합류하면서 높이가 확실하게 좋아졌다. 수비에 힘이 붙었다"고 했다.
김주성은 드러난 기록 이상으로 존재감이 큰 선수다. 출전 시간과 상관없이 팀의 중심을 잡아주는 핵심선수다. 부상 복귀 후 2경기에서 경기당 20분을 뛰면서 평균 13.5득점-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벤슨, 윤호영과 함께 김주성, 맥키네스가 가세해 '동부 산성'을 재구축했다.
원주 동부의 상승세에 탄력이 붙었다.
조금 더 높은 곳을 바라봐도 될 것 같다.
원주=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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