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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한다" 허세가 아니었다...차포상 떼고 1628일 만 1위 등극, 박진만 감독이 지킨 두가지 약속

"우승한다" 허세가 아니었다...차포상 떼고 1628일 만 1위 등극, 박진만 감독이 지킨 두가지 약속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오프 시즌 내내 삼성 박진만 감독은 초지일관 "목표는 우승"이라고 했다. "충분히 우승할 수 있다"고 했다. 마치 집단암시나 자기최면 같은 반복적 일관성이었다.

통상 사령탑은 이 정도로 자신만만 하게 공언하지 않는다. 공은 둥글고, 기대보다 저조한 성적을 거두면 언제든 자리가 위태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진만 감독은 달랐다. 끊임 없이 "우승이 목표고, 할 수 있다"는 말을 앵무새 처럼 반복했다.

사실 삼성은 객관적으로 상위권 전력일 뿐 우승 톱티어는 아니었다.

시즌 전 전문가 예상도 대부분 우승 1순위 후보로 삼성이 아닌 LG를 꼽았다.

그럼에도 박 감독은 왜 재계약 첫해 우승을 자신했을까.

삼성 전병우
삼성 전병우

두가지 측면의 해석이 필요하다.

첫째, 선수단을 뭉치게 하려는 의도적 선제구호였다.

말의 힘은 의외로 강하다. 자꾸 "우승한다"고 하면 진짜 우승한다. 그것도 사령탑이 앞장서서 하면 "진짜 뭐가 있나" 하게 된다. 그런 의식화 된 믿음이 선수단에도 부지불식 간 스며든다.

박승규가 복귀 첫날 사이클링 히트를 패스하고 3루로 미친 듯이 뛴 것도 야구를 대하는 개인의 자세와 철학이 깔려 있어서였겠지만, 이런 팀 내 집단 최면도 한 몫을 했다. 그 다음날 '메시지' 담당 고참 강민호는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박승규의 인터뷰 내용 일부를 보드 상단에 '박제'했다.

모든 선수가 똘똘 뭉쳐 "우승"을 향해 쭉 달려가겠다는 의지다.

삼성 이승현
삼성 이승현

두번째 이유는 실제적이다.

박진만 감독은 지난 스토브리그에 두가지 약속을 했다. "약점인 불펜진 역량을 강화하고, 주전 같은 백업 야수진을 만들겠다"고 했다.

오키나와→괌→오키나와로 이어진 마무리 캠프와 스프링캠프를 통해 그 약속을 지켰다.

우승을 위한 선수단의 '의지'와, 약점을 메운 '성과'를 모두 확인했다.

그러면서 장기레이스에서 쉽게 흔들리지 않는 팀으로 거듭났다. 롯데와의 홈 개막 2연전에서 패한 뒤 박 감독은 "올 시즌 55패 중 2패를 한 것 뿐"이라며 긴 호흡을 강조했다. 여유와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었다.

구자욱 안아주는 최형우
구자욱 안아주는 최형우

선수단의 우승 의지는 10년 만에 돌아온 큰 형님 최형우가 구심점 역할을 했다.

젊은 패기로 가을도전에 나섰다 값진 실패를 경험했던 선수들이 '최형우'란 우승청부사를 통해 "드디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의욕과 확신을 얻었다.

최형우 가세로 최강 타선이 구축됐고, 이는 다른 선순환 효과를 가져왔다.

팀의 아킬레스건이었던 불펜진을 각성시켰다. 불펜 투수들은 더 이상 '불펜 약점'이란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 스토브리그 동안 결의했고, 준비했고, 최상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15일 현재 불펜 평균자책점 2.74로 1위를 달리는 비결이다. 마무리 김재윤을 중심으로 이승현 최지광 미야지 배찬승 이승민 백정현 장찬희 임기영이 각자의 위치에서 제 몫을 다해주고 있는 결과다.

박진만 감독 환호 속 박승규
박진만 감독 환호 속 박승규

백업 야수진도 탄탄해졌다.

젊은 유망주의 성장과 베테랑들의 경험이 어우러지면서 박 감독이 공언한 "주전 같은 백업"이 완성됐다. 김성윤 김영웅 구자욱이 모두 없이 치른 15일 대전 한화전에서 18안타 10개의 4사구로 13대5 대승을 거두며 5연승으로 2021년 10월30일 이후 1628일 만에 단독 1위로 올라섰다.

박승규, 전병우는 백업으로 쓰기는 너무나도 아까운 주전급 선수들.

박승규는 복귀 첫날, 사이클링히트를 넘는 활약을 펼쳤다. 전병우는 15일 한화전에서 2타점 2루타 등 6타수3안타 4타점에 눈부신 호수비 2차례로 대승의 주역이 됐다.

이성규 김헌곤 이해승 양우현 박세혁 등 백업 선수들도 언제든 경기에 나가면 주전선수 공백을 티 안나게 메워줄 수 있도록 단단하게 준비된 선수들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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