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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에서 3m 정도 떨어진 오른쪽 45도 지점에서 공을 잡은 동부 맥키네스가 포스트 업을 시도한다. 뛰어난 파워를 앞세워 수비수 커스버트 빅터와 한 차례 충돌 이후 훅슛을 쏜다. 핸드 체킹이나 별다른 불법적 움직임이 없었다. 단지 한 차례 몸과 몸이 충돌했다 그런데 휘슬이 울린다. 반칙을 지적받은 빅터는 억울하다는 듯이 두 손을 올려 얼굴을 찌뿌리지만 판정은 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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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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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정도의 핸드체킹에 휘슬이 불린다면, 이날 경기는 아마 뒤죽박죽되었을 것이다. 모든 공격에서 스크린을 받고 드리블을 치는 과정에서 수비수가 이 정도의 핸드 체킹은 수없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까지 일일이 불면 코트에 있던 대부분의 선수는 일찌감치 5반칙 퇴장을 당했을 것이다. 한마디로 휘슬이 너무 민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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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3
맥키네스의 기술도 훌륭했다. 그는 골밑에서 몸을 어떻게 써야 하는 지 알고 있었다. 빅터와 몸을 충돌한 그는 곧바로 수비수 약간 앞쪽으로 뛰며 훅슛을 올려놨다. 만약, 빅터의 팔 각도가 약간 앞쪽으로 쏠리면서, 맥키네스의 혹슛을 방해했다면 반칙이 맞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두 선수 모두 훌륭한 공격과 수비를 했다. 즉, 그냥 놔두면 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휘슬이 울렸다. 국내무대에서 보통 골밑에서 충돌이 일어나면 습관적으로 휘슬이 울리는 경향이 있다.
이 휘슬이 잘못됐다는 것은 다음 장면에서 곧바로 입증됐다. 3쿼터 2분56초를 나믹고 맥키네스는 또 다시 포스트 업. 림 정면 2m 앞에서 클라크와 충돌을 일으킨 뒤 훅슛을 던졌다. 그런데 이번에는 휘슬이 울리지 않았다.
두 장면에 거의 차이가 없었다. 즉, 판정의 일관성이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2일 동부와 모비스 경기 뿐만 아니라 매 경기를 분석하다 보면 항상 그런 장면들이 최소 2~3차례는 나온다. 수많은 부작용이 있다.
기본적으로 김영기 총재가 그토록 강조하는 농구의 흥미도를 완전히 반감시키는 주범이다. 맥 자체를 완전히 끊어지는 파울 콜이다. 게다가 선수와 농구 팬이 납득하기도 힘들다.
국제경쟁력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손대범 편집장이 쓴 '농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알아야 할 농구전술'이라는 책 6장에는 '예쁘게 농구하던 시대는 지나갔다'는 제목이 있다. 그 내용 중 '수비는 공격자의 의도대로 진로를 허용해선 안된다. 그 핵심은 범프 앤 릴리즈(bump & release)'라고 했다. 팔과 상체로 공격자의 진로를 방해하기 위해 공이 없는 순간에도 계속적인 충돌과 몸싸움을 하라는 의미다.
필자도 100% 동감하는 부분이다. 농구월드컵 1~2경기만 보면 답이 나온다. 격투기 수준의 몸싸움이 벌어진다. 가장 최근인 2014년 FIBA 월드컵에서 한국은 예전 전패로 탈락했다. 당시 유재학 감독은 '지옥의 서킷 트레이닝' 등 체력훈련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지속적인 압박과 로테이션이 컨셉트였다. 그런데, 예상보다 몸싸움의 수준이 높았다. 결국 한국 선수들은 3쿼터에 지쳤다. 유 감독은 "워낙 몸싸움이 치열하다 보니 안 쓰던 근육을 썼다. 결국 피로도가 더 빨리 진행됐다"고 했다. 휘슬이 민감하다는 것은 '유리농구'의 악령을 떠오르게 한다.
'유리 농구'의 폐해 중 하나는 선수들에게 파워와 몸싸움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할 수 없게 만든다는 것이다.
올 시즌 프로농구는 FIBA 룰을 전면 도입했다. 그 핵심은 몸싸움이 되어야 한다. 불법적인 핸드체킹과 정당한 몸싸움의 경계선을 확실히 그을 필요가 있지만, 의문스러운 판정이 매 경기 등장한다. 벤치의 감독들이 항의하면, 그대로 테크니컬 파울이 주어진다. 주장이 항의하는 게 원칙이다. FIBA 룰 때문이다. 원주=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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