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고민을 해결했다. 댄블랙과 얽힌 외국인 선수 영입 문제다.
kt가 댄블랙과 이별하게 됐다. 댄블랙은 올시즌 중반 대체선수로 들어와 54경기 타율 3할3푼3리 12홈런 32타점을 기록하며 kt 반등의 선봉이 됐다. 해외에서 뛰는 선수 중 유일하게 프리미어12 미국 대표로도 선발됐다. 스위치 히터로 좌-우 타석 모두에서 강력한 힘과 컨택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좋은 타자였다.
하지만 kt는 그 댄블랙을 떠나보냈다. 댄블랙은 미국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에 입단하기로 했다. 마이너 계약이지만, 스프링캠프 초청장이 있어 선수로서 거절하기 힘든 계약 조건이었다.
그렇다고 댄블랙이 메이저리그에 대한 꿈이 엄청났던 것은 아니다. 댄블랙은 시즌 후반부터 "내년에도 kt에서 뛰고 싶다"며 적극적으로 셀프 홍보를 해왔을만큼 재계약을 강력히 원했다. 결국 kt의 선택이 댄블랙의 메이저리그 도전에도 영향을 미쳤다.
kt는 내년 시즌 외국인 선수 4명을 쓸 수 있다. 타자 앤디 마르테와 투수 트래비스 밴와트, 슈가 레이 마리몬을 영입한 kt는 나머지 한 자리를 채울 후보로 댄블랙을 적극 검토했다. 그리고 보류선수 명단에도 포함시켰다. 하지만 오프시즌 유한준, 이진영 등 강타자들이 영입되며 댄블랙의 필요성이 조금 떨어졌고 다른 선발투수 영입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긴 시즌을 치르는데 외국인 선발 투수 3명이 제대로 돌아가주기만 한다면 팀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kt가 규정 속에 자신들의 전력을 최대한 강하게 하는 작업을 한다고 하지만, 선수와 다른 구단들은 애가 탈 수밖에 없었다는 점이다. 댄블랙이 애가 탈 수밖에 없는 것은 굳이 이유를 설명하지 않아도 될 듯. 문제는 국내 다른 구단들도 댄블랙 계약 여부를 지켜보고 있었다는 점이다. 마땅한 외국인 타자를 뽑지 못한 몇몇 구단들은, 이미 한국야구 적응을 마치고 검증까지 확실하게 받은 댄블랙을 눈독들였다. kt가 투수 영입을 결정하는 순간 어느 구단이든 계약할 수 있게 풀어준다고 공표했었기에, 댄블랙이 시장에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 하지만 애가 타던 댄블랙이 메이저리그 도전을 결정하며 다른 구단들이 댄블랙 카드를 사용할 수 없게 됐다.
결국 어떻게든 선택을 해야했던 kt는 댄블랙의 결정에 자동적으로 고민을 해결하게 됐다. 이제 좋은 투수만 찾으면 된다. 그리고 댄블랙이 국내 다른 구단에도 갈 수 없게 되며 견제(?) 효과까지 누리게 됐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