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은 결과보다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싶습니다."
이장석 넥센 히어로즈 대표의 말이다. 이 대표는 15일 취재진과 만나 올 한 해를 되돌아보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순위를 목표로 말하고 싶지 않다. 144경기 체제를 맞아 과정을 중시할 것"이라며 "당장 눈앞의 1승보다 긴 호흡으로 144경기를 내다보는 그런 과정이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실적인 발언이다. 넥센은 에이스 밴헤켄, 마무리 손승락, 4번 타자 박병호, 수위타자 유한준이 모두 빠져 나갔다. 홈도 목동구장이 아닌 고척돔. 막강한 화력을 뽐내던 '대포 군단'의 이미지 변신이 불가피하다. 또 젊은 선수들에게 충분히 성장할 시간을 보장해주며 호성적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 이는 염경엽 넥센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지도력만으로 극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성적과 리빌딩,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건 말처럼 쉽지 않다.
이 대표의 설명은 좀 더 구체적이었다. "2014년과 2015년은 우승에 도전해 볼 만한 전력이었다. 그러나 내년은 아니다. 대신 3년 차 이내 선수들 가운데 12명 정도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2016년은 이들이 성장해서 자리를 잡는 해가 되지 않을까. (89년생의) 서건창이 주장을 맡은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해하면 된다. 예년과 달리 2군에 좋은 유망주들이 많다. 분명 성장할 것이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4년 주기설'을 언급했다. 대권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에 4시즌에 한 두번은 찾아온다는 의미다. 최근 2년간 "우리 팀은 우승 전력이었다"고 자신 있게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2011년 정규시즌 8위, 2012년 6위, 2013년 3위로 순위를 끌어올린 뒤 A급으로 도약한 간판 스타들을 중심으로 싸울 줄 아는 힘과 기술을 힘을 갖췄다고 판단했다. 결과는 야속한 실책,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실패로 돌아갔지만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이 뭉쳐 강 팀으로 군림했다.
하지만 손에 닿을 듯한 정상을 앞에 두고 구단은 2016년을 새로운 '4년 주기설'의 첫 번째 해로 잡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서두에 언급한 현실적인 판단, 또 육성 시스템에 대한 자신감, 코칭스태프에 대한 믿음이 모두 작용한 결과다. 그는 "과정을 중요시 하는 중에 좋은 성적까지 따라온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부분은 탄탄하게 팀을 다지는 일이다. 궁극적으로 10년 내에 3~4차례 정도 우승할 수 있는 팀으로 만드는 게 최종 목표"라고 했다. 이어 "필요하다면 몇 년 뒤 우리가 스토브리그에서 엄청난 투자를 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런데 올 스토브리그에서는 우리가 제시한 금액을 바꾸면서까지 FA를 잡지는 않겠다는 방침을 일찌감치 정했다"고 덧붙였다.
평균 관중에 대한 포부도 밝혔다. 몇 년전만 해도 원정 관중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했던 넥센은 홈 팬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하지만 여전히 평균 관중은 구단이 만족하는 수치까지 증가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고척돔이 크지 않아 쉽지 않겠지만, 100만 관중을 위해 뛰겠다. 일단은 티켓 가격 조정 등을 통해 평균 1만 명을 기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고척돔으로는 1월 안에 이사하는 게 목표다. 예상 외로 할 일이 많지만, 2월 안에는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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