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보란·이승미 기자] '삼시세끼' 정선 편, 어촌 편, '꽃보다 시리즈' 등 나영석 PD가 연출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보고 있노라면 "이건 딱 나영석의 예능"이라는 생각이 든다. 출연진과 배경, 설정은 다르지만 그만큼 그가 연출하는 프로그램의 나 PD만의 색깔이 확실히 묻어있다.
나영석 표 예능은 자극적인 설정으로 큰 웃음 뽑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다른 예능 프로그램들과 결을 달리 한다. 점점 빠르고 센 자극을 만들어내는 최근 예능 트렌드와 달리 그의 프로그램은 느리고 부드럽다. 그냥 하루 종일 밥 세끼를 지어먹을 뿐('삼시세끼')이고 특별한 미션도 없이 가방을 둘러매고 여행을 다닌다. 이것이 바로 나영석 표 예능이 보여주는 느림의 미학이다.
나영석 PD 역시 스포츠조선과 만난 인터뷰에서 자신이 추구하는 예능 스타일에 대해 '아날로그 감성이 담긴 느린 예능'이라고 답했다.
그는 "사실 난 모든 걸 잘할 수 있는 연출자는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할 때 결과가 좋다. 그래서 내가 보여주는 예능이 늘 비슷하다"며 "아날로그 감성이 담긴 느린 예능. 극단적이지 않고 일상적인 예능. 크게 빵빵 터지는 것보다 씨익 웃으며 볼 수 있는 예능. 제목만 다르지 지금 까지 했던 프로그램들이 다 똑같다"며 웃었다.
하지만 나영석 PD는 부드럽고 느린 자신의 연출 스타일과 달리 '라디오스타'와 '마녀사냥', '코미디 빅리그' 등 '센' 예능을 보는 걸 즐긴다. 나 PD는 "그런 걸 봐야 스트레스가 풀린다. 이런 센 예능은 내가 하고 싶어도 능력이 없어서 할 수 없는 예능이다. 그래서 순수하게 즐기면서 볼 수 있다. 다큐적 요소가 들어갔거나 여행 프로그램을 보고 있으면 일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나영석 PD는 연출자가 아닌 자신의 모습을 상상할 수 없다고 말할 정도로 '뼛속까지 예능 PD'다. "PD가 안됐으면 뭘 했을 것 같냐"는 말에 한참을 고민하던 그는 "그 생각을 하면 막막하다.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하나도 없다"며 "주변 사람들도 너 PD 안 했으면 어쩔 뻔 했냐고 그런다. 아마 PD가 안됐으면 공무원 같은 걸 하고 있지 않았을까. 워낙 심심하고 조용하고 재미없는 성격이다"며 웃었다.
ran613@sportschsoun.com·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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