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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절없이 무너지는 듯 했던 전북이 다시 일어서고 있다. 전북과 희로애락을 함께 했던 팬들이 직접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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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근, 최강희. 죽을 힘을 다해 끝까지 함께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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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회초리까지 내려놓은 것은 아니었다. MGB는 경기 시작 전 선수들이 입장하자 '우리가 원하는 책임은 사퇴가 아니다', '선수들의 땀방울에 값을 매길순 없다', '주는놈, 받는놈, 모르는 척 하는 놈', '관행 속에 싹트는 리그 몰락', '당신의 양심에 레드카드', '철저한 진상조사! 원인규명!', '누굴 위한 리스펙트??', '관행을 끊어야 모두가 산다', '응답하라, 노답연맹' 등 날선 문구들이 담긴 걸개를 펼쳐 보이면서 전북 구단 뿐만 아니라 심판진, 프로축구 관계자 전체의 자성을 촉구했다. '그래도 사랑한다 전북'이라는 녹색 글귀도 빠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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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드라마로 쏜 희망
이날 MGB가 내건 걸개 사진을 본 최 감독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약체로 설움 받던 전북이라는 팀이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누구보다 기뻐했던 팬들이다. 한 순간에 자부심을 잃게 된 게 너무 안타깝고 죄송스럽다." 최 감독은 "백마디 말 보다 팬들 앞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우선이다. 그래야 팬들이 입은 상처가 조금이나마 치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흔들리던 선수단의 노력은 눈물겹다. 멜버른전에서 자신들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해줬던 팬들의 사랑을 반전 의지의 자양분으로 삼았다. 최 감독은 "사실 선수단 분위기가 정상은 아니다"며 "소식을 접한 뒤 선수들이 스스로 잊으려는 듯 평소보다 분위기를 밝게 하려 애 쓰는게 보인다. 하지만 속마음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그는 "멜버른전에서 팬들의 응원에 적잖은 감동을 받았다. 선수들 스스로 열심히 노력하는 게 최선이라는 점을 느낀 듯 하다"고 짚었다. 최 감독은 지난 멜버른전에 나섰던 이동국 등 선발 멤버 11명을 상주전에 그대로 투입했다.
분위기는 경기력에 그대로 투영된 듯 했다. 전반 내내 활로를 찾지 못한 채 고전하던 전북은 후반 2분과 8분 잇달아 실점하며 시즌 첫 패배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후반 19분 레오나르도의 그림같은 오른발 중거리포에 이어 후반 23분에는 첫 실점의 원인을 제공했던 최규백이 헤딩골을 터뜨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어 후반 36분에는 로페즈가 양동원의 키를 넘기는 오른발 골을 터뜨리며 펠레스코어 역전승을 완성시켰다. 동점골에도 차분하던 관중석에는 전북 팬들의 '오오렐레' 골 세리머니와 로페즈의 이름을 연호하는 목소리로 가득찼다.
이날 경기 전까지 클래식 무패를 달리던 전북은 무패행진을 11경기(7승4무)로 늘렸다. 또 승점 25가 되면서 이날 전남과 1대1로 비긴 FC서울(승점 23)을 제치고 클래식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분노와 좌절의 눈물을 닦은 전북 팬들이 외친 '전북이여 영원하라'는 구호가 전주성에 짠한 울림을 던진 날이었다.
전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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