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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의 정치독립 원칙에 따라 정부의 도움도, 기관의 도움도 전혀 없었다. 믿을 것은 따뜻한 가슴과 튼튼한 두 다리뿐. 개막 전인 지난달 23일, 리우올림픽 선수촌에서 유세를 시작했다. 후보자중 가장 먼저 선수촌에 입성해 동선을 파악했다. 그는 첫날에만 무려 3만3431걸음, 24.56km을 걸었다. 3번의 올림픽에 나선 올림피언임에도 유세는 훈련보다 힘들었다. 생각보다 녹록지 않았다. 발 여기저기 굵은 물집이 잡혔다. 밤새 선수촌 방에서 물집을 터뜨렸다. 그의 두발에는 외롭고 치열했던 분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았다.
그의 스마트폰 헬스 프로그램에 지난 27일간의 분투가 고스란히 수치로 기록됐다. 적은 날은 10km, 보통은 15km, 많은 날은 20km 이상을 걸었다. 매일 1만5000보 이상, 아침부터 밤까지 선수촌 안을 걷고 또 걸었다. 매일 아침 5시반에서 6시에 일어나 6시30분이면 어김없이 선수촌 식당 앞에 섰다. 복장은 대한민국 선수단복으로 정했다. 2벌의 단복을 지급받았고, 2벌의 단복은 직접 구입했다. 푸른 셔츠를 입고 경기장을 향하는 선수들을 향해 햇살처럼 환한 표정으로 "굿모닝!" "굿 럭(Good luck)!"인사를 건넸다. 아테네올림픽 탁구 금메달리스트, 2000년대 이후 올림픽 탁구 종목에서 '만리장성' 중국을 넘은 유일한 금메달리스트의 행운을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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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이 자주 다니는 출입구 검색대 앞, 버스 정류장 앞 등 '좋은 목'에 자리를 잡았다. 처음에는 "저 사람 뭐야" 하던 시선이 며칠이 지나자 친근한 시선으로 바뀌었다. 땡볕 아래 대한민국 선수단복을 입고 매일 같은 시각 같은 장소에 서있는 그에게 먼저 손을 흔들고 말을 거는 선수들도 생겼다. '체조 요정' 시몬 바일스가 속한 미국 체조대표팀은 처음엔 본척 만척하더니 나중엔 먼저 다가와 인사를 하기 시작했다. "너를 뽑겠다"고 약속했다. 북한이 자랑하는 다이빙 요정들도 "우리도 추첨('투표'를 이르는 북한말)했습네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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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의 선거규칙은 엄격했다. 선수들이 모여드는 식당내 선거활동은 엄격히 금했고, SNS도 공유, 태그 등을 철저히 제한했다. 기념품, 선물, 선거도구 사용 등은 일절 불가능하다. 식당에 들어갈 수 없었기 때문에 끼니를 때우기도 쉽지 않았다. 컵라면, 도시락 등으로 식사를 해결했다. 절친한 일본 탁구스타 후쿠하라 아이는 주먹밥과 간식을 슬며시 놓고 갔다. 루마니아 조정선수는 "힘내라"며 에너지바를 건넸다.
국내에선 '깜짝' 당선이라지만 기적도 이변도 아니었다. 선수촌 현장에서 날마다 그를 지켜본 선수들에겐 당연한 결과였다. 국내에서는 '인지도' 운운하며 암울한 전망을 내놨지만 IOC 선수위원 투표는 단언컨대 '인기투표'가 아니었다. 한발 더 뛴 유승민의 진심을 선수들은 알아봤다. 자신들을 위해 일해줄 일꾼이 누구인지 대번 알아봤다.
리우데자네이루=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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