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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처럼 몸이 벌크업 되지 않았던 '총각 이승엽'은 그때도 예의바른 청년이었다. 야구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미소로 대했다. 당시 이승엽에게 받은 첫 인상은 "말을 조리있게 참 잘한다"는 생각이었다. 운동만 한 것이 아니라 많은 독서, 많은 생각을 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해 이승엽은 38홈런을 쳤지만 결국 우즈(42홈런)에게 홈런왕 타이틀을 내줬다. 타이론 우즈는 장종훈의 한시즌 최다홈런기록(41홈런)을 갈아치웠다. 절치부심한 이승엽은 1년뒤인 1999년 54홈런으로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클래스로 성장해버렸다. 1999년 아시아홈런신기록에 도전중이던 이승엽을 따라다니며 인터뷰하고 2003년 아시아홈런신기록 달성을 옆에서 지켜봤다. 세월은 빠르게 흐렀고, 이승엽은 8년간 일본에서 뛰다 복귀했다. 기자도 여러 출입처를 거쳐 지난해 11년만에 다시 야구장을 찾았다. 이승엽이 통산 400홈런을 달성했던 포항구장에서다. TV인터뷰를 마치고 성큼 성큼 다가와 악수를 건네며 보인 미소는 주름이 약간 늘었을 뿐 20년전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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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은 24일 SK전에서 통산 최다타점신기록(1390타점)을 달성했다. 팀선배 양준혁을 넘어섰다. 곧 한일통산 600홈런(2개 부족)을 때려낼 것이고, 본인의 국내무대 복귀시 언급했던 또다른 목표인 2000안타도 '-10'으로 카운트다운이다. 이승엽은 프로 22년 세월은 온갖 진기록을 채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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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부터 걱정이다. 슬럼프가 올수도 있고, 내년에 부진할 수도 있다. 칭찬과 찬사가 비난으로 바뀔 것이 분명하다. 잘하면 박수보내고, 못하면 야단치는 것은 팬들의 고유 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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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 이승엽도 은퇴후 지도자로 변신하면 냉혹한 현실과 마주할 것이다. 스포츠인은 선수나 지도자나 칼날 위 인생이다. 한순간에 명성은 두동강날 수 있다. 이승엽은 22년을 버티며 달리고 있다. 꽃길도 있었고, 가시밭도 있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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