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의 개천절'인 것인가. 유재학 감독과 10월3일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듯 하다.
2014년 10월 3일.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은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이란을 79대77로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쉽지 않은 상대 아시아 최강 이란을 맞아 짜릿한 승리를 완성했다. 이 때 사령탑이 바로 유재학 감독이다. 강한 압박을 바탕으로 한 치밀한 수비를 바탕으로 하메드 하다디(2m18)가 버틴 이란을 격침했다. 혹자는 기적이라고 했다.
그리고 2년 뒤인 2016년 10월 3일. 유재학 감독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을 때만큼 박장대소했다. 김재훈 코치, 양동근, 함지훈과 하이파이브를 하는가 하면 엄지를 치켜드는 '따봉' 세리머니까지 했다. 그는 "너무 좋아 점프까지 했다. 아시안게임 때만큼 기쁘다"며 "너무 과하게 기뻐한 것 같아 조금 창피하기도 하다"고 멋쩍게 웃었다.
하지만 이해가 됐다. 나머지 사령탑이 그런 그의 모습을 한없이 부러워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바로 이종현(2m03·고려대)를 지명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기 때문이다. 모비스는 이날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6 신인 드래프트 구단 순위 추첨 행사에서 1순위 지명권을 획득했다.
오후 2시30분부터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8개 구단은 200개의 추첨볼을 25개씩 나눠가졌다. 지난 시즌 우승팀 고양 오리온은 전체 10순위, 준우승팀 전주 KCC는 9순위가 확정된 상황이었다.
추첨볼에는 특정한 숫자가 적혀 있다. 각 구단의 운명이 이 숫자에 달려있다. 추첨볼 추첨에 앞서서는 먼저 번호 구간 추첨이 이뤄졌는데, 1번~25번 안양 KGC, 26번~50번 서울 SK, 51번~75번 부산 KT ,76번~100번은 울산 모비스, 101번~125번 서울 삼성, 126번~150번 창원 LG, 151번~175번 원주 동부, 176번~200번 인천 전자랜드였다.
2시40분께 추첨기에서 추첨볼이 힘차게 돌아갔다. 추첨을 맡은 걸그룹 애프터스쿨의 리지가 버튼을 누르는 순간, 10개 구단 감독과 프런트의 동공이 확정됐다. "자, 첫 번째 번호, 바로 98번입니다." 76~100번 구간을 갖고 있는 모비스였다. 정용검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체육관에 울려 퍼짐과 동시에 유 감독의 얼굴이 빨갛게 상기됐다. "감독님 우리가 와서 1순위 된 것 같습니다." 유 감독 뒤에 앉아 추첨을 기다리던 양동근과 함지훈은 괜히 으쓱했다.
유 감독은 "정말 기분 좋다. 2년 전 바로 오늘 아시안게임 금메달 딴 날과 비슷하다. 둘 다 말할 수 없을만큼 기분 좋다"며 "누가 오든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아직 양동근과 함지훈이 건재하기 때문에 좋은 선배들 밑에서 많이 배울 수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종현과 최준용 중 한 명을 택할 것이다. 최준용은 공수에서 활용도가 높고, 이종현은 가운데서 높이를 책임져줄 수 있다. 대표팀에서 본 이종현은 슈팅력이 있고, 포스트업도 할 수 있더라"며 "둘 다 부상이 있기 때문에 몸 상태를 확인하고 최종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잠실학생체=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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