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수(31·대한항공)가 다시 눈을 뜨고 있다.
한선수는 자타가 공인하는 최정상급 세터다. 2009년 월드리그 국가대표를 시작으로 대표팀 세터는 언제나 한선수의 몫이었다. 적재적소에 공을 보내는 배급 능력과 타고난 센스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은 한선수에겐 잊고 싶은 시간들이었다. 기대만큼의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중심을 잡아줘야 할 한선수가 흔들리자 대한항공 전체가 기우뚱했다. 당시 사령탑이던 김종민 감독은 "요즘 한선수가 생각이 많은 것 같다. 눈에 보이지 않는 범실이 나온다"고 말한 바 있다. '한선수 답지 않은' 모습이 이어졌다.
우승후보로 지목됐던 대한항공이지만 현대캐피탈과 OK저축은행에 밀려 3위에만 머물러 있었다. '윗물' 보다는 '중간층'이 더 가까웠다. 결국 시즌 중이던 2월 11일 김 감독이 성적부진을 책임지고 사임하기에 이르렀다.
4월 15일 박기원 감독이 대한항공의 새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박 감독은 한선수의 볼 배급 루트를 지적했다. 루트가 제한적이라는 것. 박 감독은 그간 한선수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붙던 '태도 논란'에 대해선 "한선수는 밖에서 보여지는 것과 전혀 다르다. 정말 성실하게 훈련하고 자신의 모든 것을 발휘하고 싶은 마음이 강한 선수"라며 감쌌다.
한선수는 16일 치러진 삼성화재와의 리그 첫 경기에서 42개의 세트를 성공시키며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상대 세터이자 역시 V리그 정상급 기량을 갖춘 유광우(37개)보다 5개 많은 세트를 제공했다. 여기에 2개의 블로킹을 포함해 3득점을 올렸다. 한선수의 활약 속에 대한항공은 '호적수' 삼성화재를 세트스코어 3대1로 제압했다.
그리고 20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과의 시즌 홈 개막전. 대한항공이 세트스코어 3대0(25-23, 25-21, 25-18)로 승리했다.
역시 한선수는 빛났다. 한선수는 1세트 초반부터 서브로 상대 리시버를 괴롭히더니 좌우로 빠르게 전달하는 볼 배급으로 상대 블로킹벽을 풀어냈다. 한국전력의 거센 반격에도 1세트를 획득했다. 이후에도 한선수는 속공과 오픈, 후위공격을 자유자재로 끌어내며 경기를 지휘했다. 한선수의 컴퓨터 볼 배급, 대한항공을 승리로 이끌었다.
한편 앞서 열린 여자부 경기에선 흥국생명이 현대건설을 세트스코어 3대0(25-11, 29-27, 25-21)으로 제압하며 리그 2연승을 이어갔다.
인천=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2016~2017시즌 NH농협 V리그 전적(20일)
남자부
대한항공(2승) 3-0 한국전력(1승1패)
여자부
흥국생명(2승) 3-0 현대건설(1승1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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