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 2번이면 충분했다. KIA 타이거즈 중심 타자 최형우와 나지완이 자신들의 진가를 필요할 때 발휘했다.
KIA는 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시즌 2차전에서 5대4로 승리했다. 이날 양팀 선발투수는 양현종과 차우찬이었다. 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투수들의 맞대결이고, 두 팀 모두 최근 분위기가 좋기 때문에 많은 관심을 받았다. LG 홈팬들과 KIA 원정팬들로 가득찬 잠실구장은 시즌 1호 매진(2만5000석) 사례를 이뤘다.
'에이스'들끼리의 경기는 자존심 대결이기도 하다. 특히 KIA는 전날(21일) 팻 딘이 잘 던지고도, 타선이 역전 기회를 마련하지 못하면서 졌기 때문에 아쉬움이 짙었다. 올 시즌 아직 연패가 한번도 없는 만큼 양현종이 등판한 경기는 잡겠다는 의욕도 컸다.
하지만 경기 중반까지 이렇다 할 분위기 전환을 하지 못했다. 타격감 좋은 로저 버나디나의 안타와 김주찬의 적시타로 3회초에 선취 1점을 뽑았지만, 3회말에 곧바로 역전을 내주고 말았다. 포일과 폭투가 여지없이 실점이 되고 말았다. 또 2회초 천금같은 무사 1,2루 찬스에서 김선빈 타구 인필드플라이 선언 여부를 두고 흐름이 끊겼고, 결국 무사 1,2루가 2사 2루가 되면서 점수를 빼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아쉬웠다.
바로 그때 중심 타선이 가동됐다. KIA가 끌려가던 경기는 최형우와 나지완의 연속 타자 홈런쇼로 단숨에 흐름이 바뀌었다. 6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 지난해까지 차우찬과 삼성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최형우는 1,2번째 타석에서 안타가 없었다. 하지만 3번째로 차우찬을 마주해 초구에 주저 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높은 슬라이더(134km) 실투를 놓치지 않고,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동점 솔로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2-2 동점.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다음 타자는 나지완. 나지완도 초구를 노려쳤다. 최형우에게 슬라이더를 맞은 차우찬은 나지완에게 초구 직구를 던졌다. 그러나 노림수에 걸린 타구가 이번에는 왼쪽 담장을 넘겼다. 공 2개에 순식간에 KIA가 3-2 역전에 성공했다.
KIA는 최형우와 나지완의 역전 홈런을 발판으로 분위기를 바꿔 이길 수 있었다. 최형우는 좌익수 수비에서도 여러 차례 어려운 타구를 잡아내면서 투수들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모든 요소가 완벽하지는 않아도, 필요할 때 터지는 '한 방'의 힘. 지금 KIA가 선두를 지킬 수 있는 비결이다.
잠실=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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