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4강 신화를 뛰어넘고 싶다는 것이 나의 진실된 속마음이다."
신태용 20세 이하 대표팀 감독이 20일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기니와의 개막전을 앞두고 1983년 멕시코 4강 신화를 떠올렸다. 안방에서 열리는 U-20 월드컵에서 스승 박종환 감독의 성적을 뛰어넘는 '청출어람'을 꿈꿨다.
신 감독은 19일 기니전을 앞두고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1983년의 추억을 털어놨다. "그때 나는 중학교 2학년이었다. 학교 갈 때 라디오를 들고 갔다. 학교 다닐 때 방송실에서 라디오를 라이브로 틀어주고 다함께 응원했던 기억이 난다. 수업을 하지 않고 전교생이 라디오 중계를 들었다"며 전국을 뒤흔들었던 4강의 분위기를 떠올렸다.
그로부터 9년 후인 1992년 '영남대 에이스' 신태용을 성남 일화로 끌어온 건 박종환 감독이었다. 재능 넘치는 미드필더 신태용은 박종환 감독의 총애속에 전무후무한 K리그의 전설로 성장했다. 1992년 신인왕, 1996년 득점왕, 1995년-2001년 최우수선수상을 휩쓸었다. K리그 최초의 60-60 클럽에 가입했고, 1993~1995년 리그 3연패 등 무려 6번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신 감독은 지난해 11월, 20세 이하 월드컵 사령탑을 맡은 이후 박 감독을 직접 찾아 조언을 구하고, 자주 통화하며 사제의 연을 이어가고 있다.
신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은사를 향한 깍듯한 예를 표했다. "'4강 신화' 만드신 박종환 감독님과는 성남 일화에서 사제지간의 인연을 맺었다. 은사님이시다"라고 소개했다. 박 감독과의 최근 통화 내용도 공개했다. "지난 15일 통화하시면서 '이제는 충분히 성적을 낼 수 있다. 상당히 좋다'고 말씀해 주셨다. '우려스러운 부분은 수비가 약하다. 그것만 보완하면 좋겠다'는 작전 지시도 해주셨다. 내려오셔서 힘을 실어주시겠다고 하셨다"면서 미소 지었다.
세월이 흘러 스승의 뒤를 잇는 감독이 됐다. 아들같은 선수들이 '안방' U-20 월드컵에서 34년 전 한국 축구의 기적을 다시 써주기를 믿고, 소망하고 있다. "멕시코 4강 때 나도 아주 어린 축구선수였다. 1983년 신현호, 김종부 선배님들을 열광적으로 응원했는데 세월이 지나 20세 이하 대표팀 감독으로서 이 자리에 있게 됐다. 우리 선수들이 그 선배님처럼 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가슴에 품은 깊은 속내, 스승을 뛰어넘는 '청출어람' 목표도 감추지 않았다. "멕시코 4강 신화를 뛰어넘고 싶다는 것이 나의 진실된 속마음이다."
전주=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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