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의 불펜 고민은 시즌전부터 계속 됐던 일이다.
팀타율 3할9리의 엄청난 타격과 6∼7이닝을 잘 막아주는 선발진의 활약에 가려져 있지만 패하는 경기에선 어김없이 불펜의 아쉬움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19일 고척 넥센 히어로즈전도 그랬다. 임창용과 김윤동을 제외하곤 믿을 수 있는 불펜 투수가 없는 실정인 KIA이기에 김기태 감독은 선발 임기영 뒤에 외국인투수 팻 딘을 붙이는 모험을 했다. 결과는 실패. 2-2 동점이던 6회말 2사 1,3루서 팻 딘을 올렸는데 팻 딘은 대타 이택근을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시켜 만루가 됐고, 3번 서건창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해 결승점을 헌납했다. 믿었던 타선이 넥센 선발 브리검과 불펜진에 막혀 2득점에 그치며 결국 2대4로 패해 연승행진이 6에서 멈췄다.
불펜 고민이 하루 이틀이 아니고, 불펜진이 대량실점을 하지 않았으니 나쁘지는 않았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1∼2점차 경기는 언제든 생길 수 있고, 그런 경기서 패할 경우 팀에 오는 자신감 하락은 크다. 포스트시즌에선 더 큰 압박감으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에 불펜의 불안은 결코 그냥 넘길 수만은 없는 일이다.
KIA는 웬만한 자원은 다 써봤기에 이젠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기존의 불펜 투수들이 조금씩이라도 자신감을 찾아 자신있게 자신의 공을 뿌리기를 바라야 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제 좀 잘 던지려나 하면 갑자기 무너지면서 다시 자신감이 떨어진다는 점. 그나마 임창용과 김윤동이 낫기에 이 둘을 중용할 수밖에 없다.
윤석민이 돌아올 때까지는 버텨야 한다. 윤석민은 복귀 준비에 한창이다. 완벽하게 복귀를 하기 위해 시일이 걸리고 있지만 아직까지 순조롭게 복귀 절차가 진행중이다. 어떤 보직으로 돌아올지는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지만 그가 오는 것 자체는 불펜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그가 불펜으로 가세한다면 임창용 김윤동과 함께 강한 불펜을 만들 수 있다. KIA의 선발진이 6회까지는 막아줄 수 있기에 7∼9회 3이닝을 어떻게 막느냐가 중요한데 윤석민이 가세하면 3명이 1이닝씩만 책임진다면 확실하게 승리를 지킬 수 있다. 윤석민이 선발진에 들어간다고 해도 불펜은 강화될 수 있다. 선발에서 빠지는 투수가 요긴하게 불펜에서 활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발로 던졌기 때문에 2∼3이닝을 던질 수도 있어 상황에 따른 활용폭도 커진다.
윤석민이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와 예전의 모습을 보여줄수만 있다면 KIA로선 그야말로 천군만마가 아닐 수 없다. 김기태 감독은 "없는 선수를 생각해봤자 지금은 도움이 안된다. 지금 던지는 선수들도 생각을 해야한다"라며 윤석민에 대한 말을 아낀다. 그러나 그가 복귀 절차를 잘 따르고 있다는 것은 8년만에 대권을 바라보는 KIA에게 큰 희망이 되는 것만은 분명하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