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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위 김호곤 "히딩크 도움받겠다, 역할은 아직 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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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 감독과 논의를 하겠다. 기술위에서 논의한 역할에 대해서 지금 공개하는 건 맞지 않다."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이끄는 기술위원회가 거스 히딩크 감독의 역할을 두고 머리를 맞댔다. 최근 한국 축구엔 '히딩크 광풍'이 불었다. 히딩크 감독은 최근 네덜란드서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 축구가 원한다면 뭐든 도울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런 취지의 발언 전후 "2002년 한-일월드컵 영웅 히딩크 감독을 다시 A대표팀 감독으로 모셔와야 한다" 목소리가 일었다. 그러자 월드컵 9회 연속 본선 진출에 성공한 대한축구협회와 신태용 감독은 사면초가에 놓였다. 신 감독은 25일 10월 친선경기 명단 발표 자리에서 "히딩크 감독이 사심없이 도와준다며 도움을 받겠다"고 했다.

김호곤 기술위원장은 2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8명의 기술위원들(최영준 조긍연 하석주 조영증 박경훈 황선홍 서정원 김병지)과 미팅을 갖고 히딩크 감독의 역할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회의 이후 브리핑 자리에 나온 김 위원장은 몇 가지를 분명히 밝혔다. 거듭 2018년 러시아월드컵 본선은 신태용 감독 체재로 치른다고 강조했다. 대한축구협회의 입장에 변함이 없음을 거듭 밝혔다. 그리고 그는 언론과 팬들에게 불필요한 논란이 없도록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또 김 위원장은 "히딩크 감독의 도움을 받겠다. 어떤 역할을 할 지에 대해서는 세부 논의를 하겠다. 그분의 동의를 구해야 하는 과정이 남았다. 우리가 논의를 했지만 여기서 공개적으로 제안하는 건 예의에 맞지 않아 밝히지 않겠다"고 말했다.

'히딩크 광풍'은 히딩크 측에서 먼저 한국 축구를 돕고 싶다고 해서 시작됐다. 축구협회는 히딩크 쪽으로 기운 호의적인 여론에 끌려가고 있다. 처음엔 강하게 거부의사를 밝혀지만, 여론이 들불 처럼 일었고 지금은 어떤 식으로든 도움을 받아들이겠다는 쪽으로 기울었다. 그러면서도 '감독은 신태용'이라고 매번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고 아직 상황이 종료된 게 아니다. 히딩크 감독에게 어떤 역할을 맡겨야 명분과 실리를 둘다 챙길 지가 고민이다. 또 히딩크 감독과 그 주변 인물의 속내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도 일이다.

김호곤 위원장은 "히딩크 감독의 기자회견이 있고 나서 협회에서 히딩크 감독에게 메일을 보냈다. 우리 쪽에선 구체적인 역할과 의중을 타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히딩크 감독은 "메일을 받았다"는 회신을 협회에 보내왔다. 그러나 아직 히딩크 감독의 정확한 의중이 담긴 메일은 받지 못했다.

협회가 물밑으로 움직이었다. 히딩크의 정확한 의중을 알고 난 후 걸맞은 역할을 제안하겠다는 것이다. 먼저 히딩크 감독이 생각지도 않는 역할을 제안했다가 거절당할 경우 모양새가 나빠질 수도 있다.

김 위원장은 히딩크 감독과의 만남 가능성도 열어두었다. A대표팀은 다음달 7일 모스크바에서 러시아와 친선 A매치를 갖는다. 히딩크 감독의 도움으로 성사된 A매치다. 김 위원장은 "러시아에서 A매치 때 만나서 얘기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