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박석민이 필요하다.
NC 다이노스 김경문 감독은 롯데 자이언츠와의 준플레이오프 시리즈 돌입을 앞두고, 팀에서 가장 미쳐주길 바라는 선수로 박석민을 꼽았다. 김 감독은 "박석민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의 감을 준플레이오프에서도 이어가 좋은 활약을 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NC 선수단 주장으로 선출된 박석민은 정규 시즌 내내 부상으로 고생했다. 크고 작은 부상이 계속해서 괴롭히면서, 101경기 출전에 타율 2할4푼5리에 그쳤다. 전 소속팀 삼성 라이온즈 시절을 포함해 그가 1군에서 자리를 잡은 이후 가장 좋지 않은 성적이다.
하지만 시즌 막바지에 다시 돌아온 그는 타격감이 좋은 상태로 포스트시즌에 돌입했고, SK 와이번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4타수 2안타(1홈런) 2타점으로 활약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그만큼 박석민은 현재 NC 타선의 '키맨'이다. NC는 박민우가 '리드오프'로 선봉장에 서고, 나성범-재비어 스크럭스-박석민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을 꾸린다. 권희동과 모창민의 감이 꾸준히 좋기 때문에, 나성범-스크럭스-박석민이 동반 폭발하면 어느 팀도 쉽게 상대할 수 없는 힘을 가지고 있다.
막상 준플레이오프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1차전에서는 1타수 1안타에 볼넷 2개로 전 타석 출루에 성공했지만, 2차전에서 4타수 무안타 침묵을 삼켰다. 박석민에게 가장 '악몽'으로 기억되는 경기는 11일 열렸던 3차전이다.
당시 선발 3루수로 출전했던 그는 경기 초반 연달아 허무한 수비 실책을 했고, 결국 곧바로 교체되고 말았다. 대신 투입된 노진혁이 투런 홈런 포함 4안타(2홈런) 3타점으로 그야말로 '미친 활약'을 펼치며 MVP로 선정돼 박석민은 더 머쓱해졌다. 김경문 감독은 "박석민을 일찍 교체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팀 전체적으로 메시지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진혁에게 매일 3차전같은 활약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김경문 감독은 박석민을 4차전 선발에서 제외하고, 노진혁을 투입했다. 그러나 NC 타자들 전체적으로 롯데 선발 조쉬 린드블럼에 가로막힌 가운데, 노진혁 역시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충분한 잠재력이 있는 선수지만,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 증명된 경기다.
결국 NC는 박석민의 활약이 반드시 필요하다. 공격, 수비 모두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 선수다. 남은 경기에서도 그가 살아나야 NC도 웃을 수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