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호가 오랜만에 활짝 웃었다.
한국-콜롬비아전이 열린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 대한축구협회는 이날 2만9750명의 관중이 입장했다고 발표했다.
우려가 컸던 경기였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2연전과 10월 A매치 2연전 등 총 4경기서 무승에 그쳤던 신태용호는 집중포화를 맞았다. 부진한 결과 뿐만 아니라 경기력 자체에 물음표가 달렸다. 신 감독의 지도력 뿐만 아니라 선수들이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히딩크 광풍'까지 겹치며 신태용호는 좌초할 것처럼 보였다. 축구 개혁을 외치는 일부 팬들은 이번 콜롬비아전 보이콧을 주장하는 등 격앙된 분위기가 이어졌다. 경기 당일 오후 가을비에 이어 찬바람까지 불어닥치며 올 가을 들어 가장 낮은 기온을 나타내면서 흥행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졌다. 경기 시작 1시간 전까지도 관중석 대부분이 비면서 우려는 현실이 될 것처럼 보였다.
기우였다. 킥오프에 맞춰 삼삼오오 자리를 잡은 팬들은 '대~한민국' 구호를 외치며 분위기를 달궜다. 오랜만에 힘을 얻은 신태용호도 '투혼'으로 화답했다.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를 상대로 몸싸움 뿐만 아니라 태클을 마다하지 않았다. 빠르게 전개되는 패스를 잡기 위해 몸을 날렸고 상대보다 한발 앞선 움직임으로 분위기를 잡아갔다. 에이스 손흥민은 전반 11분과 후반 15분 멀티골을 쏘아 올리면서 관중석을 달궜다. 전반 막판과 후반 중반 오랜만에 파도타기 응원까지 물결치는 등 'A매치' 다운 분위기가 연출됐다. 지난 4개월 동안 가시방석에 앉았던 신 감독 역시 오랜만에 벤치에서 미소를 지으며 그간의 마음고생을 날렸다.
수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