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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시즌 보낸 나주환 "지금은 야구 인생의 보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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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보너스라고 생각한다."

SK 와이번스 베테랑 내야수 나주환(33)은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SK 왕조 시절을 함께 했던 나주환은 제대 후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 시즌 막판 공격에서 임팩트를 보여줬고, 올해는 당당히 주전을 꿰찼다.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면서 122경기에 출전, 타율 2할9푼1리, 19홈런, 65타점을 기록했다. 지난 2009년(15홈런) 이후 개인 최다 홈런을 갈아치웠다. 팀에서 규정 타석을 소화한 건 최 정과 나주환 뿐이었다. 그 정도로 나주환은 대체 불가 선수였다.

SK는 팀 234홈런을 기록하며, 역대 한 시즌 팀 최다 홈런 신기록을 세웠다. 최 정, 한동민 등 거포들이 쉴 틈 없이 홈런을 때려냈다. 나주환 역시 중장거리 타자로 거듭났다. 그는 "생각보다 좋은 결과가 나와서 만족한 시즌이었다. 시즌 초 대니 워스의 부상, 박승욱의 부진 등으로 기회가 왔다. 그걸 놓치지 않으려고 했고, 집중했다. 편하게 시즌을 치르니 좋은 결과가 있었다"라고 되돌아봤다.

급증한 홈런은 생각의 전환 덕분이었다. 나주환은 "예전에는 공을 맞히려고만 했다. 하지만 경기 전 프리 배팅에서 강하게 치는 훈련을 많이 했다. 100% 힘으로 타격 훈련에 임했다. 마인드가 바뀐 것 같다. 삼진을 당해서 죽나, 공을 맞히려고 하다가 죽나 똑같다고 생각했다. 이왕이면 공을 띄워서 장타를 만드는 게 낫지 않나라는 조언을 많이 들었다. 실제로 비거리가 늘어났고, 결과도 좋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나주환은 20홈런을 눈앞에 두고 사구 부상을 당했다. 이에 대해선 "아쉽기도 했다. 그래도 경기를 하다가 부상이 나왔고, 만족할 만한 성적이었기 때문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라고 했다.

나주환은 지난 2014시즌이 끝난 뒤 처음 FA 자격을 획득했다. 그러나 전성기에 비해 성적이 아쉬웠다. 시장의 평가를 받기 위해 나왔지만, 원 소속팀 SK와 1+1년 총액 5억5000만원에 도장을 찍어야 했다. 나주환은 "FA 계약이 자극이 되거나 하진 않았다. 지금은 보너스라고 생각한다. FA 신청을 해봤고, 한국시리즈 우승도 했다. 또 1000경기 이상 출전했다. 물론, 열심히 준비했지만, 올 시즌 경쟁을 해보고 잘 안 되면 그만 둘 생각도 했다. 그게 편하게 만들어준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 시즌도 같은 마음이다. 나주환은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준비하려고 한다. 올해 잘했다고 내년에 더 잘해야지 하면 부담감이 생긴다"라고 했다. 더 좋은 팀 성적도 자신한다. 그는 "(김)광현이가 돌아오는데,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에이스가 나오면 이겨야 한다는 집중력이 커진다.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다. 선수들끼리도 부상 없이 좋은 성적을 내자고 말한다. 올해 예상 외의 성적을 거뒀다. 다음 시즌에는 분명 성적이 더 좋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