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만류했지만 저희 고집을 꺾지 않았어요!"
7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 이날 제72회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 겸 평창올림픽 대표 3차 선발전이 진행됐다. 열연을 펼친 뒤 밝게 웃고 있는 '선남선녀.' 평창올림픽 아이스댄스 종목 출전권을 손에 넣은 민유라-알렉산더 겜린 조다. 민유라-겜린은 대회에 단독출전해 149.94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가만 보니 묘한 기분이다. 축하받을 일인데 뭔가 평가절하되는 느낌. 분명 세계 정상급들과 견주기엔 부족하다. 이번 선발전에서도 다른 경쟁자 없이 올림픽에 서게 됐다.
자신들의 땀방울을 낮춰보는 시각에 다소 서운할 만 하지만 표정이 밝다. 목소리에는 '진정성'이 묻어있다. 현실을 솔직하게 인정하면서 자신들의 목표와 꿈을 전했다. "올림픽 쇼트댄스에 총 24개 팀이 나서거든요. 거기에서 20위 안에 들어야 프리댄스를 할 수 있어요. 꼭 20위 안에 들어서 프리댄스 연기를 많은 분들께 선보이고 싶어요."
그토록 보여주고 싶다는 프리댄스. 그 이유는 배경음악에 있다. 민유라와 겜린은 '아리랑'을 택했다. 여기에서 또 고개가 갸우뚱하게 된다. "왜 하필 아리랑을?"
2015년 팀을 결성한 민유라와 겜린은 줄곧 빠른 박자의 음악에 맞춰 연기를 펼쳤다. 통상 피겨스케이팅 배경음악에는 영화OST나 가요 등 문화권을 초월해 대중적 인지도를 갖춘 곡이 사용된다. 문화적 이질감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유라와 겜린은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네벨혼트로피를 앞둔 지난해 9월, 아리랑을 배경음악으로 하겠다고 결심했다. 곧바로 반대의견에 부딪혔다. 지인들은 물론 누구보다 그들을 잘 알고 있는 코치진들도 만류에 나섰다. 이런 저런 이유들이 있었지만 '국제무대에서 소화하기엔 너무 낯선 음악'이라는 게 골자였다.
언제나 코치진의 말을 잘 따르던 민유라와 겜린이었지만 이번 만큼은 달랐다. 기어이 아리랑을 해야 한다며 주장을 꺾지 않았다. 민유라는 "모든 분들이 말리셨다. 외국 관중들이 공감하기도 어려울 것이고 심지어 심판진들도 아리랑의 의미와 느낌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 했다"면서도 "그래도 우린 꼭 아리랑을 하겠다고 말씀 드렸고, 결국 아리랑으로 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순수 한국서 나고 자란 한국인들도 아리랑에 제대로 감응키 어려운 지금, 재미교포 민유라와 특별귀화를 한 미국 출생 겜린이 이 느낌을 살려보겠다고 한다. 더 나아가 올림픽 무대에서 세계인들에게 한국인 정서의 정수인 아리랑을 전하겠단다. 민유라는 "올림픽을 맞아 우리의 문화를 세계에 전하고 싶었다. 처음엔 아리랑 이해가 쉽지 않았지만 이젠 연기 마지막 15초 정도엔 눈물이 나오려할 정도로 벅차 오른다"고 했다. 겜린도 "(민)유라가 아리랑이 어떤 것인지 설명을 해줬다. 슬프고 아름다우며 감동적이었다"라며 "우리가 이 곡에 완전히 녹아드는 연기를 선보이고 싶다"고 했다.
민유라-겜린은 2002년 솔트레이크올림픽 이후 16년만에 태극기를 달고 올림픽에 나서는 아이스댄서다. 혹자는 손쉽게 무임승차 했다고도 한다. 민유라와 겜린도 애써 부정하지 않는다.
그들은 소박한 목표로 대답을 대신했다. 쇼트댄스 24개 팀 중 20위 이내 진입. 하지만 수치화 되지 않은 꿈은 상상하기 힘들 만큼 원대하다. 바로 세계인이 지켜보는 무대에서 춤사위를 통해 한국 문화를 표현하는 것이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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