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명문 부리람에서 활약하던 미드필더 고슬기(32)가 6년 만의 K리그로 유턴한다.
9일 K리그 이적시장에 밝은 관계자는 "태국 프로축구를 떠나기로 한 고슬기가 K리그 인천 유니폼을 입게 됐다. 연봉까지 조율된 상태다. 최종 사인만 남겨두고 있다. 1~2일 안에 마무리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고슬기는 부리람과 계약이 1년 남은 상태다. 그러나 란코 포포비치 부리람 감독이 새 시즌 외국인 선수 교체를 진행하기 위해 고슬기에게 이적을 권유했다. 다행히 고슬기는 손쉽게 K리그 팀을 물색할 수 있었다. 자신의 2018년 연봉(9억6000만원·추정치)을 부리람에서 60% 정도 보존해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소식을 접한 이기형 인천 감독은 6년 만의 K리그로 돌아오려는 고슬기에게 강력한 러브콜을 보냈다. 김도혁이 군입대하면서 중원 전력 보강이 절실했다. 김도혁의 대체자로 중앙 미드필더 고슬기가 제격이었다. 다만 고슬기가 최종사인을 하지 않은 건 또 다른 가능성도 타진 중이기 때문이다. 기업구단의 구애다. 그러나 결국 고슬기는 이 감독의 품에 안겨 K리그 무대를 다시 밟을 가능성이 높다.
2007년 포항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고슬기는 2009년 상무 제대 후 자유계약(FA) 선수로 풀려 2010년 울산으로 둥지를 옮겼다. 첫 시즌은 시련이었다. 15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오장은(성남)의 백업멤버였다. 당시 울산을 이끌던 김호곤 감독도 고슬기의 장점을 파악하는 시즌으로 삼았다.
고슬기가 '철퇴축구'의 핵으로 자리매김한 것은 2011년부터다. 공격도 되고, 수비도 되는 장점이 그라운드에서 발휘됐다. 7골-2도움을 기록, 울산의 컵 대회 우승과 K-리그 준우승을 이끌었다. 2012년에는 더 높이 날았다. 시즌 초반 발목 부상을 이겨내고 아시아챔피언리그 우승을 견인했다.
주가가 치솟을 대로 치솟은 고슬기는 2013년 카타르의 엘 자이시로 이적한 뒤 2015년부터 태국 부리람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당시 연봉 70만달러를 받았던 고슬기는 2년 뒤 재계약을 하면서 연봉 90만달러까지 찍으며 태국 프로리그에서 최고 대우를 받는 외국인 선수로 평가받았다.
그는 종종 부리람과 계약이 종료되고 서른 다섯이 되면 K리그에서 은퇴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고슬기의 계획이 서서히 이뤄지고 있다.
김진회, 임정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