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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젊음의 해방구' 역할을 하던 신촌·이대 상권 이었지만 2000년대 들어 싸늘하게 식어가기 시작했고, 그 거리를 가득 메우던 인파는 인근 홍대로 옮겨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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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 3대 상권이던 신촌·이대는 왜 몰락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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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대학교가 몰려있다 보니 통학이 불편한 학생들이 거주하는 오피스텔, 고시원 등도 다수 분포돼있고 외국 유학생들도 많은 편이다. 그러다보니 신촌·이대 상권은 명동과 종로에 이어 강북 3대 상권으로 불릴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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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패션 메카'였던 이대 상권은 온라인 쇼핑몰이 우후죽순 생기고 중국인 관광객의 필수 방문 코스로 자리 잡으면서 국내 '패피'(패션 피플)의 발걸음이 끊어졌고, 골목길에 빼곡하게 들어선 옷집들도 하나둘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장기간 침체의 늪에 빠져있던 신촌·이대 상권이 최근 부활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물론 계기가 있었다. 우선 지난 2014년 신촌의 핵심 상권이라고 할 수 있는 연세로에 차가 다니지 않는 '걷고 싶은 거리'가 조성되면서다.
서대문구는 신촌 오거리에서 연세대 앞까지 이어지는 연세로의 왕복 4차선 도로를 2차선 도로로 줄이고 보행도 폭을 최대 8m로 넓혔다. 주말에는 차량이 다니지 않고 평일에도 버스만 오갈 수 있다. 차가 사라진 공간에서는 물총과 맥주 축제 등 다양한 문화 행사가 열렸고,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신촌을 다시 찾고 있는 것.
공실이 넘쳐나던 이대 상권은 창업 거리인 '이화 52번가'로 생기를 되찾았다. '이화 52번가'는 서대문구 이화여대길 52에 위치한 점에 착안해 이름이 붙여졌는데. 이곳의 비어있는 상가를 활용해 청년에게 창업 기회를 제공한 것. 그 결과 직접 디자인한 공예품을 파는 디자인 가게, 레스토랑, 서점까지 개성 있는 가게 20여개가 탄생했다. 청년들이 낙후된 상권에 들어와 활기를 불어넣자 유동인구가 늘어났고 상인들도 청년 창업자를 반기게 됐다.
신촌·이대 일대에 유동인구가 증가하자 자연스럽게 상권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최근 이 일대의 임대료가 올랐다지만 여전히 홍대 상권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홍대에서 신촌으로 이동하는 상점도 생겨나고 있다.
새롭게 활기를 찾고 있는 신촌·이대이지만 과거와는 상권의 지형도가 달라졌다는 점이 눈에 띈다. 신촌에이플러스부동산의 김성호 실장은 "신촌의 경우 차량 이동이 금지되며 고급 식당이나 유흥주점의 발길은 뚝 끊긴 반면, 편의점이나 길거리음식점은 대박이 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대 상권의 경우 과거 패션 중심이었다면 '이대 52번가'의 경우 먹거리, 문화, 생활용품 등 다양한 사업을 운영한다는 점에서 차별화 된다.
신촌과 이대 상권이 아직은 온기가 막 돌기 시작한 초기 단계지만 예비 창업자에게는 여전히 매력적인 상권 중 하나로 꼽힌다. 대학교와 학원이 밀집된 지역적 특성상 20~30대 유동인구가 많다는 점에서 업종만 잘 선택하면 충분히 이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김성호 실장은 "강남권에서 찾아볼 수 있는 유명 대형학원이 밀집해 있는 신촌역 4번 출구와 신촌로터리 주변으로는 젊은 층이 자주 찾는 프랜차이즈 카페, 패밀리 레스토랑 등의 창업이 유망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대표적인 먹자골목인 현대백화점 뒤쪽 골목으로는 교통이 편한 이곳을 만남의 장소로 이용하는 직장인들을 겨냥한 음식점과 주점이 경쟁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개성만을 앞세운 소규모 창업은 아직 상권이 완전히 살아나지 않은 만큼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보다는 대형매장 등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창업 형태가 더 바람직하다는 진단이다. 서울 이태원 경리단길이나 연남동 등을 살린, 트렌디한 소규모 매장은 현 단계에선 사람들을 다시 끌어 모으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김상훈 창업통 소장은 "신촌 이대 상권이 살기 위해서는 홍대에 집중돼 있는 소비자들을 이곳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단순히 예쁜 카페, 예쁜 가게 만으로 단시간에 상권을 되살리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보다는 프랜차이즈업계에서 이름을 날리는 스타 창업자들이 진출을 하면서 시선몰이를 해주는 게 바람직하다"며 "뉴스메이커가 될 수 있는 숙련된 선수 창업자들이 이곳에 입점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