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또 봐도 재밌다. 괜찮다"는 드라마가 있다는 것, 심지어 그 드라마가 11년 전 작품이라는 것은 씁쓸한 일.
지난 22일 MBC는 UHD(초고화질) 리마스터링을 거쳐 지난 2007년 방송됐던 작품인 '하얀거탑'(이기원 극본, 안판석 연출)을 재방영했다. 이는 MBC 총파업의 여파로 드라마국이 정상적인 편성이 불가능해 시작된 일이지만, 단순 재방송이 아닌 명작으로 손꼽히는 '하얀거탑'을 초고화질로 다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었다.
이를 증명하듯 '하얀거탑'은 결코 낮지 않은 시청률로 첫 출발을 알렸다. 23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하얀거탑'의 1부와 2부는 전국기준 4.3%와 4.4%를 기록했다. 언뜻 봐서는 낮은 시청률을 기록한 것 같지만, 최근 신작 드라마들의 성적을 살폈을 때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다. 오히려 MBC 수목드라마인 '로못이 아니야'(김선미 이석준 극본, 정대윤 박승우 연출)과 비교했을 때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18일 방송된 '로봇이 아니야'의 1부와 2부는 전국 기준 2.5%와 3.2% 시청률을 기록했다.
또 최근 신작 드라마들이 10% 시청률을 넘기기 힘들다는 점을 미뤄 봤을 때 '하얀거탑'은 신작들이 기록한 첫 방송 시청률과 동일한 출발을 알리는 중. 이미 내용을 다 알고, 결말까지 공개된 11년 전 작품이 신작 드라마들과의 경쟁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 다는 것, 오히려 신작 드라마를 넘을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은 현재 드라마를 지켜보고 있는 시청자들과 제작자들 모두에게 씁쓸한 뒷맛을 남기는 일이다.
사실 '하얀거탑'은 현대 의학 드라마의 기준이자 아직까지 깨지지 않는 명작 중 명작. 과거 우리 드라마에 숱하게 등장하던 러브라인이 없는 것과 더불어 한 사람의 욕망과 야망에만 집중한 점이 특별하게 손꼽히고 있는 중이다. 특히 이 같은 점은 현재에도 공감을 불러오는 것. 안판석 감독과 김명민은 '하얀거탑'의 의미에 대해 설명하며 "시대를 초월해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손꼽았다.
게다가 지금은 모두 다른 드라마에서 만나볼 수 있는 명배우들이 한 드라마에 등장하는 모습을 다시 볼 수 있는 것 또한 '하얀거탑'의 매력. 김명민뿐만 아니라 이선균과 김창완, 차인표, 기태영, 한상진, 장소연 등의 배우들이 한 드라마 안에서 열연을 펼치는 장면 또한 '하얀거탑'을 볼 수 밖에 없도록 하는 관전포인트가 됐다.
이와 더불어 화질만 바꿨을 뿐인데 현재 방영 중인 작품들을 뛰어 넘는 세련된 전개를 갖췄다는 것 또한 '하얀거탑'이 가진 무기다. 신작 드라마들이 모두 '기승전사랑'을 외치고 있는 지금, 다시 돌아온 '하얀거탑'이 신선하게 느껴진다는 것은 씁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 '하얀거탑'은 이번 주 월, 화 방송을 시작으로 다음 주 부터는 월, 화, 수, 목 방송을 시작할 예정. 앞서 방송되던 드라마들이 혹평을 받은 가운데 '하얀거탑'이 신작 드라마들의 시청률을 넘어서는 놀라운 결과를 만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lunma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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