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은 시즌 최고점을 썼고, 다른 한 명은 개인 최고점을 기록했다. 성공적인 올림픽 데뷔에 성공한 '한국 피겨의 희망' 차준환과 최다빈의 이야기다.
11일 끝난 팀 이벤트. 남자 싱글, 여자 싱글, 아이스댄스에 이어 페어에서 개최국 쿼터로 올림픽 티켓을 따낸 한국 피겨는 사상 처음으로 팀 이벤트에 나섰다. 사실 차준환과 최다빈 입장에서 팀 이벤트는 부담스러울 수 있는 무대였다. 피겨는 높은 체력과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종목이다. 더구나 이들은 개인전이 시작되기 전, 한차례 더 연기를 펼치는 것을 한번도 해본 적이 없다. 자칫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기우였다. 차준환과 최다빈은 팀 이벤트를 통해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차준환은 9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팀 이벤트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40.71점에 예술점수(PCS) 36.99점을 합쳐 77.70점을 얻었다. 시즌 최고점이었다. 차준환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심한 감기몸살에 시달렸다. 입촌 당시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공식 연습에서도 무리하게 점프를 뛰는 대신 컨디션 회복에 중점을 뒀다. 믹스트존 인터뷰도 사양하며 집중력을 높인 차준환은 실전에서 제 기량을 발휘했다. 스피드에서 아쉬움이 있었지만, 그래도 모든 점프 요소에서 가산점을 받았다. 감점없이 첫번째 올림픽 연기를 마쳤다.
최다빈은 더 좋았다. 그는 10일 팀 이벤트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TES 37.16점과 PCS 28.57점을 더해 65.73점을 얻었다. 최다빈은 지난달 대만에서 열린 2018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피겨선수권대회에서 세운 시즌 최고점(62.30점)을 넘어 본인의 ISU 쇼트프로그램 공인 최고점(62.66점)까지 경신하는 쾌거를 거뒀다. 씩씩하게 고비를 넘어왔던 최다빈이지만, 사실 그는 굉장히 여린 선수다. 이날 연기를 앞두고 최다빈은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다. 연습 때 점프가 불안정하기도 했고, 몸상태도 100%가 아니었다. 무엇보다 긴장감이 극에 달했다. 하지만 본 시합에서 최고의 기량을 과시하며 성공적 올림픽 데뷔전을 마무리했다.
불안 요소를 지우고 올림픽 무대에 성공, 적응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게다가 여전히 더 발전할 부분도 남아 있다. 차준환은 팀 이벤트 경기에서 점프 가산점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아무래도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던만큼 비거리와 높이가 부족했다. 갈수록 컨디션이 올라가고 있는만큼 개선의 여지가 충분하다. 여기에 차준환은 쇼트 보다는 프리스케이팅에 많은 공을 들였다. 프리에는 쿼드러플 점프도 포함돼 있다. 최다빈 역시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시즌 중반 어머니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고, 부츠 문제까지 겹치며 흔들리던 최다빈은 올림픽 무대가 다가오며 꾸준히 점수를 올리고 있다.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더 높은 점수도 가능할 수 있다. 최다빈도 자신감이 붙은 모습이었다.
이제 본게임이 시작된다. 차준환은 17일, 최다빈은 21일 개인전 쇼트프로그램에 나선다. 본격적인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차준환과 최다빈은 12일부터 개인전을 위한 공식 훈련을 시작했다. 팀 이벤트에서 최고점 경신 릴레이를 이어간 차준환-최다빈의 행보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강릉=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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