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비명이 아닐 수 없다.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겨울 FA 시장에서 간판 포수이자 중심 타자였던 강민호를 떠나보냈지만, 발빠른 외야수 민병헌을 영입함으로써 타선의 공백을 훌륭히 메웠다. 강민호가 떠난 포수 자리는 여전히 롯데의 가장 큰 걱정거리로 남아 있으나, 타선 자체는 10개팀을 통틀어 최강 수준임을 부인하기는 힘들다. 여기에 채태인까지 보강해 좌우 균형도 어느 정도 맞출 수 있게 됐다.
여기에서 롯데의 고민은 시작된다. 4번타자 이대호를 중심으로 앞뒤 타선을 어떻게 꾸릴 것이냐를 놓고 조원우 감독의 생각이 깊다. 조 감독은 지난 시즌에도 다양한 타순 조합을 가지고 경기에 임했는데, 올시즌에는 좀더 확고 부동한 라인업을 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톱타자를 확실하게 정해야 한다.
후보는 3명이다. 전준우 손아섭 민병헌 등 외야 3인방이다. 이들은 정확한 타격과 장타력, 그리고 어느 정도의 주루 능력도 갖추고 있다. 출루율을 보장할 수 있는 타자들이라는 것이다. 조 감독은 "톱타자로 세 선수를 모두 쓸 수 있지만, 우선 3번을 누가 치느냐를 놓고 생각중"이라면서 "손아섭이 3번을 치고 전준우 민병헌을 앞에다 놓으면 딱 좋은데, 아섭이가 3번에서 부담을 느낀다"고 했다.
결국 손아섭은 3번 타순에 놓기는 무리가 있다는 이야기다. 조 감독은 "아섭이가 '3번은 못치겠습니다'라고 엄술을 부릴 정도이니 고민"이라며 "아섭이가 2번을 치게 되면 채태인이 3번에 갈 수도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결국 조 감독의 의중에는 '강한 2번타자'로서 손아섭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2번 손아섭, 4번 이대호를 박아놓고 1,3,5번 타순을 짜보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톱타자는 전준우 또는 민병헌, 3번에 민병헌 또는 전준우, 5번에 채태인을 가져다 놓을 수 있다.
순서가 어떻게 되든 롯데의 1~5번은 양과 질에서 득점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멤버로 구성하기 딱 좋은 타순이다. 조 감독은 전준우 손아섭 민병헌에 대해 "이번 시즌 우리 팀의 키플레이어들"이라고 했다. 믿음이 두텁다는 이야기다.
지난해 세 선수의 성적을 보면 전준우는 타율 3할2푼1리(455타수 146안타) 18홈런 69타점 76득점이고, 손아섭은 타율 3할3푼5리(576타수 193안타) 20홈런 80타점 113득점이다. 민병헌은 두산 베어스에서 타율 3할4리(447타수 136안타)에 14홈런 71타점 73득점을 올렸다. 누가 어느 타순에 가더라도 문제될 것이 없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전지훈련중인 롯데는 연습경기에서 다양하게 타순을 시험가고 있다. 오는 9일 귀국을 앞두고 3차례 연습경기를 갖는다. 전훈 기간 동안 조 감독이 최적의 상위 타순을 뽑아내고 귀국할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오키나와=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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