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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하스가 1번? 자나깨나 타순 고민 중인 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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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나깨나 타선 고민.

이제 스프링캠프도 거의 막바지다. 돌아오면 곧바로 시범경기, 그리고 시즌 개막이다. 프로야구 각 팀의 감독들인 팀 운영에 대한 밑그림을 어느정도 그려놨어야 하는 시점이다.

kt 위즈도 마찬가지다. 올해 3년 연속 꼴찌 불명예를 씻기 위해 어떻게서든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 다행히 투-타 전력이 보강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데,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이 그 전력들을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팀 운명이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김진욱 감독은 스프링캠프 초반부터 완벽한 타순 구성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황재균이 가세하고, 지난해 중반 트레이드로 합류한 윤석민이 개막전부터 뛰며 중심타선은 어느정도 안정감을 찾았지만, 1번부터 3번까지의 타순 구성이 가장 골치 아프다.

3일 미국 샌버나디노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연습경기를 보면 이 고민을 눈치챌 수 있다. 이날 kt는 주전급 야수들을 총출동 시켰다. 그런데 중심타순, 특히 3번에서 뛸 것으로 예상됐던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가 1번으로 나섰다. 로하스-이진영-황재균-윤석민-유한준-박경수-강백호-이준수-박기혁 순이었다.

김 감독의 가장 큰 고민은 1번이다. 쉽게 생각하면 로하스-윤석민-황재균이 클린업트리오를 이루는 게 상식이다. 그런데 김 감독의 눈에는 마땅한 1번감이 없다. 캡틴 박경수가 1번에 들어가면 공격력은 기대치를 채울 수 있지만 기동력 측면에서 아쉽다. 유격수 포지션 경쟁을 펼치는 정 현, 심우준도 풀타임 1번을 치기에는 경험이 부족하고 약점들이 명확하다. 정 현은 발이 느리고, 심우준은 50도루가 가능하지만 타격에서 한계가 있다. 또 두 사람 모두 1번-유격수로 풀타임을 뛰면 체력적 문제도 생긴다.

그래서 생각한 게 로하스 1번 카드다. 로하스는 지난 시즌에도 종종 1번 타순에서 활약했다. 그런데 올해는 1번을 치기가 또 애매한 게, 로하스가 장타를 늘리겠다며 근육량을 엄청나게 키워 캠프에 합류했다. 누가 봐도 중심타선에 배치돼야 할 몸과, 타구질을 보여주고 있다.

또 하나 고민은 김 감독이 2번 타순 적임자로 이진영, 박경수 등 베테랑들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방망이는 걱정이 안되지만, 위에서 언급했듯이 다리는 한계가 있기에, 1번 타순에 빠른 선수가 들어가줘야 작전 수행이 한결 편해질 수 있다. 로하스가 지난해 5개의 도루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몸을 키워 올해는 도루를 더 많이 시도하기에 불리한 조건이다.

만약, 로하스가 1번에 들어간다면 중심타선 뒤를 받치는 선수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진다. 장성우, 강백호 등이 그 주인공이다. 로하스가 3번이면 6번, 7번 타순에 유한준, 박경수 등 배테랑들이 포진돼 중심이 두터워지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상대가 황재균, 윤석민, 유한준 등 중심타선까지 어렵게 상대한다고 가정할 시, 뒤에서 홈런이나 적시타가 터져야 kt가 경기를 쉽게 풀 수 있다.

변수는 강백호인데, 당초 김 감독은 강백호를 8번 정도에 배치하며 편하게 스윙하는 환경을 만들어주려 했다. 하지만 연습경기에서 기대 이상의 타격감과 장타력을 보여줘 타순 상승 기회도 노려볼 수 있게 된 강백호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